박 대변인은 “세종시에 대한 이 대통령의 기본 생각은 원안보다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국민과 충청권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보다 나은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면 계란을 맞을 각오로 충청도를 직접 방문하는 것은 `정면 돌파’의 의미도 있다.
작년 미국산 광우병 난동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서울 시청 앞 광장을 방문했다가 봉변을 당한 적이 있다. 그의 행동은 옳았지만, 비상식적이고 검은 의도가 있는 세력들에 의해 왜곡된 것이다. 만약 당시 이 대통령이 시청 앞이나 광화문 광장을 찾아 촛불부대와 대면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촛불부대들이 대통령에게 모욕을 주고 거칠게 대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면 촛불부대들도 기가 꺾였을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6·3 사태 때 시위대의 돌팔매질 한가운데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자 시위대가 줄행랑을 친 사실도 있다.
애초 세종시 문제는 이 대통령이 뒤로 빠지고 정운찬 총리가 십자가를 멘 좋지 않은 모양새로 시작됐다. 물론 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솔직하게 사과하고 수정 방침을 밝혔지만, 지금이라도 이 대통령이 문제의 정면에 나서는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세종시 문제로 충청도가 들끓지만, 충청도가 남의 나라 땅이 아니지 않은가?
충청도, 특히 충남도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원안보다 나은 수정안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상 대안을 기다리는 것도 예의다. 이완구 충남도지사처럼 지사직을 내던지는 자극적인 행동은 무책임하다. 일설에는 `삼성전자’ 본사가 세종시로 이전하리라는 소문도 들린다. 그렇다면 정부 부처 몇 개 옮기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 대통령의 구상을 차분하게 기다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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