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星’일가,과연`노블레스 오블리주’실천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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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星’일가,과연`노블레스 오블리주’실천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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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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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이번에는 CJ 그룹이 문제다. 정확히는 CJ의 이재현 회장이다. 작년 이 회장의 `금고지기’라는 이모 씨(41)가 살인미수와 배임 황령으로 구속되면서 이 회장이 숨겨온 천문학적인 차명재산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말이 좋아 차명재산이지,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상한 돈’이라는 얘기다.
 금고지기 이모 씨는 이 회장 차명재산을 관리하면서 빼돌리고 이곳 저곳에 투자했다 떼이자 조폭을 동원해 채무자를 “죽이라”고 청부했다가 구속됐다. 그런데 그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이 회장의 차명재산은 537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고법 재판부에서 확인한 이모 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 회장은 차명재산 관련 세금만 1700억 원을 납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차명재산 규모가 최소 수천억 원에 달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회장은 삼성 일가의 종손이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씨의 장자로 이 건희 전삼성 회장의 조카다. 법통으로 따지면 삼성의 적통이다.
 이재현 삼촌 이건희 전 회장도 차명재산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1988년 삼성 측은 이병철 회장 상속재산이 237억 원이라고 밝히고 150억 원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삼성은 “재산 추적팀까지 가동해 국내는 물론, 일본 재산까지 모두 찾아 신고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국세청도 거들었다. 국세청은 “7개월 간의 조사를 거쳐 경기도 용인 잣나무, 서울 이태원 주택 정원석 등 누락재산 36억 원을 찾아내 세금 26억 원을 더 매겼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2년전 김용철 변호사 폭로로 숨겨놓은 재산은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났다. 삼성특검이 밝혀낸 삼성 비자금은 4조5000억원 대였다. 삼성그룹은 이 재산 전부가 이병철 회장 상속재산이라고 주장했으나 거짓이었다. 차명재산의 핵심인 삼성생명 주식은 이병철 회장 사후인 1988년 9월 삼성생명 유상증자 당시 주주였던 신세계와 제일제당(현 CJ)의 실권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용철 변호사와 경제개혁연대는 “삼성그룹이 운용한 차명재산은 수십조 원 대에 달할 것”이라고 아직도 주장한다.
 경찰은 이재현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 1987년 고(故)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삼성화재 주식 9만여주를 증여받아 1994~1998년 CJ그룹이 삼성그룹으로 계열분리될 때 처분한 것으로 봤다. CJ 그룹 주장을 판박이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이나 CJ에 대한 수사가  엉터리 또는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을 받는다.
 삼성 일가의 하나인 신세계 역시 차명재산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신세계는 이병철 회장의 딸 이명희 씨 소유다. 2006년 8월, 참여연대는 “국세청이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가 대규모 주식을 차명 보유해온 사실을 포착됐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불과 한달 뒤 정재은 명예회장 (이명희 남편)이 지분 7000억 원 어치를 두 자녀에 증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국세청은 차명계좌를 발견했음에도 증여세를 시가 아닌 액면가로 평가해 고작 2억여 원만 과세했고 검찰에 고발도 하지 않았다.
 삼성은 분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군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초일류기업이다. 사회봉사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과연 삼상, 특히 삼성 일가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차명재산과 탈세사실이 드러나자 수천억원을 출연해 장학기금을 만든 것도 국민 입장에선 `엎드려 절받기’다. 삼성은, 삼성 일가는 국민들이 박수칠 때 사회적 책무를 더 열심히 하기 바란다. 특히 CJ 이재현 회장은 재산관리를 맡긴 이모 부장의 범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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