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의 세상에 던지는 날카로운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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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의 세상에 던지는 날카로운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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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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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정치와 선거판 향한 날선비판·수준높은 풍자 묘미
판타지적 요소·만화적 설정 신선한 상상력 곳곳에 배치
정치적 편향없이 이끌어내

 
 

진실을 거스르는 사실들이 너무 많아 불편하기 짝이 없는 정치 이야기를, 더없이 기상천외하고 흥미로운 농담의 형태로 풀어낸 재미있고 유쾌한 소설이 출간됐다. `농담의 세계’는 양심과 자유의 지성은 사라지고, 정치꾼과 졸부들과 깡패들의 위선과 허위만 판을 치는 세상에 던지는 날 선 풍자가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요즘의 현실 정치와 선거에 염증을 느낀 독자들이라면, 유쾌한 풍자 미학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상상의 세계, 동주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실 정치와 선거판에 대한 한바탕 풍자
 기상이변으로 3년간 계속된 가뭄과 폭염에 시달리는 동주시를 배경으로, 시장 선거 전후의 모습을 한바탕 걸쭉한 농담처럼 풀어냈다. 말라붙은 강바닥에서 이무기의 주검이 모습을 드러내고, 사람들은 모였다 하면 편을 가르고 악다구니를 부린다.
 선거판은 좌우 대립으로 시작돼 온갖 시정잡배들이 끼어들며 치졸한 싸움판으로 변질되고, 유령이 출몰하는가 하면, 나무가 사람을 잡아먹는 등 거침없는 스토리텔링의 질주가 펼쳐진다.
 어느 대목에서는 농담이 선사하는 유쾌한 웃음이, 어느 부분에서는 예리한 풍자에서 오는 섬뜩함이 느껴진다. `농담의 세계’에서 그려낸 `현실세계’의 거짓과 부패에 대한 웅숭깊은 풍자와 날 선 비판은 수준 높은 풍자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얄팍한 정치인들과 돈과 주먹으로 무장한 졸부와 깡패들이 득세하는 현실 정치의 불편한 이야기들을, 농담처럼 넘어서며 날렵하게 비트는 저자의 필담과 창의적인 상상력 덕분에, 다음 순간을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움과 유쾌한 재미를 느끼며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소설이다.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다.
 
 # 예리한 풍자와 거침없는 농담으로 무장한 놀라운 스토리텔링!
 `농담의 세계’는 수준 높은 풍자의 미학 못지않게 순수한 이야기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무기와 유령에다 사람 잡아먹는 나무까지, 판타지적 요소와 농담 같은 만화적 설정들을 곳곳에 배치한다. 그러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군상들의 이야기를 유려하게 풀어 나가는 치밀한 구성과 신선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흡인한다.
 무수한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길을 잃지도 않고,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채, 의도한 방향대로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비틀고 직조해 나가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덕분에 지극히 기상천외한 농담을 듣고 있는 듯한데, 동시에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해석되는 풍자소설의 진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조중의 작가는, 타락과 위선의 정치를 해체하고 작은 진실의 마음들을 소생시킬 수 있는 작은 초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연일 지상에 오르내리는 위선과 허위의 정치세계에 실망하고 좌절한 독자들이라면, 현실의 실과 상상의 바늘로 수놓은 이 `농담의 세계’가 유쾌한 재미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 조중의 작가

 1960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던 중 199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새 사냥’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청소년평전 `해월 최시형’, 다큐 산문집 `구룡포에 살았다’(공저), 장편소설 `농담의 세계’ 등을 펴냈다. 현재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쓰고 있다.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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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의 불꽃 일으켜라!

`아이디어 블록’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 잇따라 출간

 
 아이디어를 길어올리는 색다른 방법을 귀띔하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도서출판 토트가 펴낸 `아이디어 블록’과 `크리에이티브 블록’은 겉모양부터 독특하다. 한 변 길이 7.5㎝인 정육면체 형태인 이들 책은 상상력에 불을 붙이는 방법을 `촌철살인’으로 들려준다.
 먼저 쿼크북스 편집장인 제이슨 르쿨락이 쓰고 방송인 명로진씨가 우리말로 옮긴 `아이디어 블록’은 정체에 빠진 `글쟁이’들을 위한 책이다.
 “매년 400명 이상 미국인이 번개에 맞아 다치거나 죽는다. 그들 중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라”거나 “가까운 공동묘지를 방문해 제일 눈에 띄는 묘비 옆에 앉아 당신 밑에 누워 있는 사람에 대해 쓰라”는 등 톡톡 튀는 글쓰기 아이디어들을 담았다.
 아이디어를 `불꽃 튀게 하는’ 낱말도 재치 있게 골라 넣었다. `다이어트(Diet)’, `비아그라(Viagra)’ 등이다.
 작가 루 해리가 쓰고 고두현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옮긴 `크리에이티브 블록’도 “누군가를 때리기로 마음먹기 직전과 직후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머리를 `돌아가게 하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각 672쪽. 1만5000원.
 
 시인 황인원 경기대 국문과 교수는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흐름출판 펴냄)에서 아이디어 발굴의 도구로 시(詩)를 쓴다. 시에 담긴 관찰력과 표현력, 상상력을 깨닫고 현실 세계로 끌어오자는 것.
 가령, 저자는 “싸우지 말고 살아라 /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라고 읊는 이정록의 시 `의자’를 들려주고, `의자’를 `의지’라는 뜻을 품는 그릇으로 풀이한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사물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고 연상 작용을 할 수 있는 생각의 전환법을 되새긴다.
 264쪽. 1만3000원.
 
 광고회사 오길비앤매더 코리아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상수씨는 `스매싱’(해냄 펴냄)에서 “착한 아이디어는 밟힌다. 미친 아이디어를 내라”거나 “남의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등 아이디어에 관한 생각을 `현실적’으로 일깨운다.
 저자는 좋은 광고에는 `R.O.I’ 즉, 연관성(Relevance), 독창성(Originality), 충격(Impact)이 있어야 하는데 고수들은 또 하나의 `I’인 불손함(Irreverence)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전하면서 “아이디어에 인생에 대한 삐딱한 시선이 있어야 사람들이공감한다”고 말한다.  308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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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게 정의? 내생각은 다르다
 
김용철 변호사`삼성사건’책 출간
 
 2007년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52·사진) 변호사가 삼성에서 일하면서 겪은 일과 삼성 재판을 둘러싼 심경을 담은 책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 펴냄)을 냈다.
 김 변호사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함께 비리 의혹을 폭로한 2007년 10월기자회견부터, 특검 수사가 시작되고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전말을 1부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에 담았다.
 이어 2부에서는 1997년부터 삼성 법무실에서 일하면서 7년간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들려준다. 여기에 삼성의 경영 방식과 최고경영진에 얽힌 `비화’들도 전했다.
 또 검사로 일하던 시절, 삼성 재판을 겪으며 검찰과 법원에 대해 든 생각, 양심고백 이후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대한 반응 등을 3부 `삼성과 한국이 함께 사는 길’에 담았다.
 김 변호사는 “많은 사람들이 재벌의 비리를 공개해 봤자 소용없다고 이야기했다. 삼성 비리 관련 재판 결과가 나오자, 이런 목소리에 `역시나’ 하고 힘이 실렸다”며 “내 생각은 다르다. 정의가 패배했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 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 봐 두렵다”며 “그래서 이 책을 썼다”고 덧붙였다.
 476쪽. 2만2000원.
 
 
                          >>신간
 
 ▲즐겁게 미친 큐레이터 = 이일수 지음. 2006년부터 3년간 갤러리를 직접 운영한 것을 비롯해 20여 년간 갤러리에서 일한 저자가 큐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생생한 미술 현장의 모습을 전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화려한 큐레이터의 모습 대신 전시 기획부터 전시가 끝나고 그림을 떼며 마무리하는 단계까지 하나하나 발로 뛰어야 하는, 직업인으로서의 큐레이터와 큐레이팅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전한다.
 상업 갤러리들의 운영방식에 대한 설명부터 미술작품의 가격 산정 방법, 전시 리플릿 잘 만들기, 언론 홍보 방법, 실제 갤러리에서 작품이 거래되는 방식 등 오랜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보들이 눈길을 끈다.
 생각의나무. 332쪽. 1만6천원.
 
 ▲꿈꾸는 미술 공장, 베이징 일기 = 한혜경 지음.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서울을 오가며 전시 기획자와 아트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중국 미술계 이야기.
 중국의 대표적인 미술교육기관인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에서의 경험부터 중국 작가들의 작업실과 여러 갤러리가 모여 있는 베이징 `798예술구’에서 만난 아트디렉터와 갤러리 대표, 화가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200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미술계의 단면을 살핀다.
 세미콜론. 256쪽. 1만6천원.
 ▲모래 = 문경원 외 11명 지음. 원할 때마다 펼쳐볼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소장할 수 있는 미술관 같은 책을 표방한 `책 속의 미술관’ 시리즈 중 두 번째 책.
 아베 코보의 소설 `모래의 여자’를 기본 모티브로 삼아 작가들이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 완성한 작품에 글을 더했다.
 문경원과 송상희, 송호은, 함양아, 양혜규, 김혜련, 임민욱, 박기원, 최정화, 노석미, 남화연, 유근택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작가 12명이 참여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강태희 교수가 기획한 시리즈로, 1권 `향’과 2권 `모래’에 이어 3권 `공항’이 출간될 예정이다.
 시공아트. 124쪽. 1만2천원.
 ▲2010 작품가격 =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009년 한 해 동안 국내 미술시장과국내 경매사의 해외 경매 등에서 거래된 6만여 개 미술품 중 5천여 개의 가격을 정리했다.
 국내작가 1천206명, 외국작가 175명, 고미술품 534개와 관련된 작품가격 정보가작품 사진과 함께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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