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무기가 밥 먹여주나   
  • 경북도민일보
核무기가 밥 먹여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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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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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어느 나라나 국가가 부강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잘살아야 한다. 국민들이 잘살면 나라는 자연스레 부강해지고 나라가 강해지면 국민들도 윤택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1~1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국민들의 의식수준 향상과 이에 따른 `잘살아보자’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어떤가.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함으로써 그들이 핵무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지금까지 핵무기를 소유한 나라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과 이스라엘 등 8개국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은 핵강국, 군사강국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누가 북한을 세계의 경제강국으로 부르겠는가. 누가 북한을 잘사는, 행복한 나라로 일컫겠는가. 북한은 `굶어죽는 나라’다. 먹을 것이 없어 주민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탈출하는 체제다. 공개처형도 무섭지만 주린 배가 더 고통스런 나라다. 한마디로 핵무기는 국민들을 먹여살리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핵무기가 밥 먹여주느냐”는 물음이  나오는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 핵실험은 김정일 정권 유지를 위한 `최후의 발악’으로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 달성으로 평가했듯 김정일 체제 `자위’를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핵실험으로 당장은 김정일 체제가 강고해질 수도 있다. 주민들의 배를 헛된 바람으로 채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당분간’이다.
당장 국제사회는 북한 제재에 나섰다. `무력제재’를 명시한 유엔헌장 제7조만 포함되지 않았을 뿐 북한선박의 자유통행과 기항이 지장을 받게 됐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될 가능성 있는 경제협력과 금융거래도 제재를 받게 됐다. 심지어 북한에 들어가는 호화사치품까지 금수품목에 넣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노동당과 군간부들의 환심을 사고 그 덕에 체제를 누리는 수단이 무엇인가. 인민은 굶어 죽어도 고급 프랑스산 와인과 코냑, 로렉스 금장 시계, 밴츠 승용차 등을  뇌물주듯 선심써온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칙적인 체제유지 수단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유엔사상 유례없는 사치품 수출금지 조치는 김정일의 변칙적이고 왜곡된 통치방식에 대한 철퇴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유이(有二)한 친구인 중국은 어떠한가. 중국은 `무력제재’를 반대했지만 강력한 경제제재에 동의했다. 중국은 이에 따라 대북 교역을 줄여 나갈 것이다. 북한의 최우선 교역상대인 중국의 허리띠 조이기는 북한에게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국제사회가 봉쇄 하면 할수록 북한주민들의 허기는 심해질 것이다. 수백만명이 굶어 죽은 90년대의 `고난의 행군’ 이상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핵무기라는 망상에 찌들린 북한주민들의 반발이 언제, 어떻게 표출될지 모른다. 굶어 죽는 마당에 김정일이고, 핵무기고 위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은 북한의 핵실험이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보상받겠다는 심보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내세울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다. 그저 조잡한 미사일을 만들어 중동국가에 팔아 달러를 챙기고, 마약과 위조담배로 `수령의 금고’를 채워왔다. 오죽하면 달러까지 위조해 유통시켰겠는가. 미사일을 쏴도 아무 응답이 없는 미국을 향해 “제발 먹을 것을 달라”고 읍소하는 것과 핵실험은 상통한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핵실험을 강행했는데도 실어 보내던 시멘트 등의 선적을 일단 중단했다. 금강산, 개성공단 사업도 재고할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런 기류가 변하고 있다.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개성-금강산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기류다. 달러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한국정부의 유엔결의에 어긋나는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이다.
대한민국이 할 일이 있다. “북한인민은 도와야한다”는 상투적인 말에 속으면 안된다. 우리가 북한 인민을 위해 돈과 물자를 지원하면 할수록 김정일 체제가 유지되고, 주민 고통만 길어질 뿐이다. 잠시 고통스럽다 해도 영원히 행복한 길을 걸어야 한다. 대답은 자명하다. “햇볕정책이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얼빠진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서라도 대북사업, 대북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마땅하다. 이 마당에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나선다면 그건 북한 주민을 괴롭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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