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잃어가는 동네서점
  • 경북도민일보
설 곳 잃어가는 동네서점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0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서련 조사결과, 12년새 3곳중 2곳 문닫아
대형·인터넷서점 당일배송 확대로 위기 심화

 
 
 동네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이하 한국서련)가 13일 공개한 `전국 서점 수 통계’에 따르면 1997년 5407곳에 달했던 서점은 2001년 2646곳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2007년에는 2042곳, 2009년에는 1825곳으로 감소했다. 12년간 3곳 중 2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한국서련은 1997년부터 격년으로 전국의 서점 수를 집계하고 있으며 문구류 등 책 이외 상품을 판매하는 서점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중소 서점들은 1980년대 대형 서점의 등장과 체인화로 시련을 겪은 데 이어 2000년대 초 인터넷 서점의 등장으로 또 한차례 위기를 맞았고 최근 들어서는 대형 서점과 인터넷서점의 당일배송 서비스 확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들은 3년 전부터 서울과 수도권에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최근 지방으로 서비스를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지난달 부산, 대구, 창원, 천안에 이어 이달부터는 전주까지 확대해 제공하고 있다. 예스24는 이달 3일부터 창원, 김해, 진해로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인터파크도 최근 대전, 전주, 광주로 당일배송 지역을 늘렸다. 동네 서점들은 인터넷 서점의 공세에 맞서 최근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국서련은 2008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지역 중소 서점을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모델 서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울산, 충주, 대전 등 총 5곳의 지역 서점을 모델 서점으로 선정, 저자와의 대화, 독서 토론회 등 각종 문화행사를 열고 있으며 올해에도 3곳을 추가로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서련 관계자는 “동네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기초적인 생활문화의 공간”이라면서 “특단의 지원 대책이 없으면 지금보다 상황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현대사회 사라져가는 부끄러움 재조명한다  
`부끄러움 코드’…“소극적 감정이 아닌 소중한 능력”주장
 
  현대사회에서 사라져가는 부끄러움의 사회적 기능을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 나왔다.
 `부끄러움 코드(좋은책만들기 펴냄)’가 그것으로, 저자 신화연씨는 호주국립대학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호주 연방정부 복지부에서 시니어 정책연구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그동안 부끄러움은 사회부적응, 낮은 자존감 등과 관련 있으며 자아의 성숙한 발달을 저해하는 감정으로 여겨졌다. 또 개인의 내적인 부끄러움이 그릇된 방식으로폭발하면 폭력, 일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부끄러움이 단순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부끄러움은 사람 사이에 공감과 소통의 길을 열어줘 개인이 사회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긍정적인 감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결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신씨는 “부끄러움은 패자의 감정이며 희생자에게 강요된 사회적 족쇄 같은 감정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며 그러나 “부끄러운 일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 잘못된 일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인간의 미덕이며 소중한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현대사회가 부끄러움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라져가는 부끄러움을 회복하자고 제안한다. 245쪽. 1만2000원.
 
 
------------------------------------------------------------------
 
루이제 린저 `환상의 동화’속으로  
`분수의 비밀’국내 출간…치밀한 이야기 구조 상상력 키워
 
 `생의 한가운데’로 유명한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1911~2002)가 어린이를 위해 쓴 유일한 장편동화인 `분수의 비밀’이 국내 출간됐다.
 이 작품은 장편소설을 비롯해 수필집, 기행문, 일기, 대담록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남긴 루이제 린저가 1979년 출간한 작품이다. 이 동화는 그러나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며 국내에서 정식 출간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출판사측은 전했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1935년부터 4년여간 교사 생활을 한 루이제 린저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환상적인 동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의 필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은 추리 소설에 가깝다.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에 대해 진실을 추적해가는 과정은 독자로 하여금 한 번 손에 잡은 책을 놓기 어렵게 만든다.
 이야기는 `고양이 마을’에서 열 살짜리 소년이 행방불명된 사건에서 시작한다.
 몇 달 전의 신문에서 이 기사를 읽은 작가가 사건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함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로 직접 찾아가 행방불명된 소년 `닉’의 쌍둥이 누나인 `수지’로부터 사건의 발단과 전개 과정을 전해듣는다.
 저자는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 순으로 평범하게 진행하지 않고 뒤죽박죽 섞고 비틀어 전달하면서 독자를 더욱 몰입시킨다. 또 치밀한 이야기 구조와 함께 `고양이 마을’이란 공간이 주는 독특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는 읽는 이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수지의 쌍둥이 동생인 `닉’이 자신을 둘러싼 지긋지긋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돌이 되고 싶어했다는 설정은 인간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책과 콩나무. 208쪽. 9800원.
 
 
----------------------------------------------------------------
 
“내 문학의 시작이자 끝은 남북문제”

이호철 소설 독회록 `선유리’출간…작가의 삶 고스란히 담겨

 
 “내 문학은 남북문제로 시작했고 남북문제로 끝날 것입니다. 남북 관계가 있는 한 쓸거리가 떨어지지 않으니 나는 운이 좋은 작가죠.”
 남북 분단의 비극을 다룬 소설에 평생을 바쳐온 작가 이호철(78) 씨가 자신의 작품들을 읽으며 그에 얽힌 생각과 기억을 독자들과 나눈 소설 독회록 `선유리’(미뉴엣)를 펴냈다. 작가가 2006년 9월부터 2년간 그의 문학 공간인 고양시 덕양구 선유동의 작은 느티나무숲에서 매달 30~40명의 독자와 열었던 `이호철 소설 독회’의 녹취록을 바탕으로 민병모 분단문학포럼 대표가 정리한 책이다.
 1955년 발표한 데뷔작 `탈향’을 시작으로 `판문점’ `서울은 만원이다’ `남녘사람 북녁사람’ 등 그가 직접 고른 작품 23편이 망라됐다.
 출간에 맞춰 11일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2년간 24번의 독회가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재미있었고 책이 나오니까 보람이 있다”며 “제대로 문학을 할 수 있는 열의와역량을 가진 귀한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와 더 소중한 모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책에는 원산에서 태어나 전쟁 중 월남한 이후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그려온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1950년 인민군으로 참전해 국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나고 고향으로 돌아갔으나 이듬해 혈혈단신 월남했다. 이후에도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혐의로 투옥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지금도 10살 아래의 누이 동생이 북쪽 땅에 살고 있다.
 직접 겪은 전쟁의 경험을 담은 소설들에는 작가의 생생한 기억이 묻어난다. “이북에서 직접 살았기 때문에 그 세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후배들의 글이 성에 안 차는 부분도 있다”는 작가는 독회록에서 `남녘사람 북녁사람’의 한 대목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역 하나하나의 이름, 그 역들 하나하나의 생김새, 분위기까지도 환하게 안다는 말입니다. 뽕나무밭의 오계역, 그다음에 상음역은 협곡으로 들어가요.(중략)진짜 체험이 있는 사람의 글하고, 체험 없이 상상으로만 쓰는 글하고의 차이가 날밖에요.”(319-320쪽)
 전쟁 장면에 대한 회상에서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절박함이 드러난다.
 “이건 전쟁 상황이에요. 그것도 극히 극한에 이른, 옳고 그르고가 어딨어요. 옳고 그르고 그런 따위는, 그런 거 따질 때는 사람 다 편안하게 사는 때예요. 이런 극한상황 속에서는 하루하루, 시간시간, 순간순간이, 사느냐 죽느냐, 그 두 가지밖에는 안 남는다는 말입니다.”(354쪽)
 그러나 오늘날 한국 문학에서 남북 분단의 현실을 바라보는 이는 많지 않다. 작가는 분단 문학이 외면당하는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남북과 통일 문제를 도외시하는 것은 작가의 자세가 아니죠. 독자들도 마찬가지에요. 나도 남북관계가 지치고 지겨운데, 다른 사람들이 남북 문학에 대해 정이 떨어지는 것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잘 사는 문제가 전부가 아니고 북쪽에 굶어 죽는 사람들을 도와줄 생각도 해야 합니다.”
 작가는 문학이 남북관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이바지해야 할 몫이 있다고 강조한다.
 “김정일을 감동시킬 수 있는 소설을 써야 합니다. 난 능력이 없어 아직 못했지만, 김정일이 소설을 읽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을 써야 해요.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문학밖에 없습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작가는 여전히 왕성하게 작품을 쓰고 있다. 1970년대에 남북한과 일본의 관계를 소재로 연재한 소설 `역여’의 재출간과 해외동포를 다룬신작을 준비 중이다.
 한편, 선유리 독회를 마친 작가는 지난해부터 한국 단편 소설 6편을 선정하고 작가들을 초청해 연속 소설 독회 `단편소설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분단문학포럼 주최로 2회째를 맞이한 올해 행사는 이동하, 정수남, 하성란, 박충훈, 이지원, 이호철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호철 소설 독회’가 열렸던 선유동 `소설의 느티나무숲’에서 열린다.
 독회 작품은 `사모곡’ `시계탑이 있는 풍경’ `1984년’ `내 이름은 김치삼’ `등’ `오돌할멈 손자 오돌이’ 등이다.  
 
 
 
                     >>신간
 
 ▲이웃 =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과 케네스 레이너드 UCLA대 영문과 교수, 에릭 샌트너 시카고대 독문과 교수가 라캉주의 정신분석학을 토대로 `이웃’에 대해 고찰했다.
 9.11 테러 직후 미국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의 확산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전쟁을 불사하고 시민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 같은 `자유민주주의’의 역설은 독일의 정치학자 칼 슈미트(Carl Schmitt)의 `정치신학’ 논의에서 이미 지적했던 것이다.
 슈미트는 정치는 본래 적과 동지의 구별을 통해 `우리’를 구성하는 것인데, 자유민주주의는 합리적인 개인의 보편적 합의라는 환상에 근거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결국 자유민주주의는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이 되고 마는 한계를 지닌다는 것이다.
 `이웃’의 저자들은 이런 슈미트의 논지에 동의하면서도, 성서가 말하는 `이웃사랑’이라는 대안적인 정치사상을 제시함으로써 9.11 이전의 세계를 복원하고자 한다.
 정혁헌 옮김. 도서출판b. 318쪽. 1만8천원.
 
 ▲고구려성 사진자료집-중국 길림성 동부 = 동북아역사재단이 중국 지린성(吉林省) 일대에 남은 고구려 성곽을 정리한 사진집.
 고구려의 배후이자 나중에 발해의 기원이 되는 지안(集安) 지역에 남은 고구려 성곽 43기를 376컷의 컬러 화보로 실었다.
 이 책은 2006년에 발간한 중국 랴오닝성(遼寧省)과 지린성 서부 편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한 것이다.
 동북아역사재단. 415쪽. 2만5천원.
 ▲숨어 사는 즐거움 = 최초의 한글 소설로 불리는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이 옛선배들의 글을 추려 만든 독서노트 `한정록’에서 작가 김원우가 좋은 글을 뽑아 옮겼다.
 1995년에 나온 책의 신판으로, `법정 스님이 사랑한 책’에 선정된 것을 기념해 다시 나온 것이다.
 솔. 325쪽. 1만2천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