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짐 또한 그렇다. 남들은 바빠서 가로 뛰고 세로 뛰는 판에 홀로 뒷짐 진 채 뻣뻣이 서있다면 강 건너 불구경과 다를 게 뭔가.그런가 하면 보도사진이 즐겨 다루는 소재 가운데 하나가 국가지도자의 뒷짐 자세다. 뒷짐 진 채 창밖을 내다보는 지도자의 표정을 볼 수 없으니 더욱 궁금해진다. `망중한’을 즐기는 것인지, 아니면 국가 현안에 단안을 내리기에 앞서 고뇌하고 있는 것인지.
포항시가 주요 현안 처리를 수수방관(袖手傍觀)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팔짱을 끼고 있든지, 뒷짐을 진 채 멀거니 바라다보고만 있다는 얘기다. 동빈내항 복원 관련 보상,영일촌 한우생산기지 조성,동해면에 조성할 예정인 승마장·공동육성 조련시설이 그 사례로 꼽혔다. 지난 24일 포항MBC가 마련한 음식물쓰레기 관련 공개토론회엔 참석의사를 느닷없이 뒤집어 `반쪽’을 만드는데 한몫했다.
우리 속담 속에는 조상들의 슬기가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예컨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지’라는 게 한 가지다. 하나 더 꼽으면 `길 아래 돌부처’라는 것도 있다. 포항시의 행정자세가 이런 것이 아니겠나 싶다. 한문자를 쓰면 `복지부동(伏地不動)’이 될 터이다. 괜스리 나대다가 다치느니 납죽 엎드려 있다가 떡이나 먹는 게 상수라는 것인가. 짓궂은 사람들은 이를 복지안동(伏地眼動)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땅에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으면서 두 눈알만 굴린다는 뜻일 게다. 일을 열심히 하다가 저지른 실책이라면 책임을 묻지않겠다고 했는 데도 그렇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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