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곁을 떠나는 `盧의 남자들’
  • 경북도민일보
대통령 곁을 떠나는 `盧의 남자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6.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영 복/(방송인)  
 노무현 대통령의 우군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지지도가 10%대로 주저 앉은지 오래지만 최근에는 열린우리당 붕괴를 전제로 새판짜기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부쩍 외로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얼마전 `노사모’ 회원들과 만나 “퇴임 후에도 정치와 언론문제를 놓지 않겠다”고 현실정치에 강한 집착을 보였지만 주변 여건은 예사롭지 않다.
 노 대통령과 술자리에서는 `호형호제’ 했다는 정대철 고문이 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해서 화제다. 편지란 직접 마주하기 어려운 얘기를 하거나. 아니면 상대를 만나기 어려울 때 보내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정 고문은 그렇게 가깝다는 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무려 16장짜리다. 할 얘기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두사람 사이에 거리가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열린우리당 해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이 모두 탈당해 새 정당으로 가는 그림이 제일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위 `헤쳐모여식 제3지대 창당론’의 가장 확장된 형태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지가 새로워야 한다. 그러려면 열린우리당 승계 이미지가 없어야 한다. 우리당 잔영만 남기고 모두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노무현당’으로 각인된 상황에서 결국 `노 대통령은 정계개편에서 빠지라’는 메시지다. 정 고문은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회동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노 대통령이나 DJ나 덕담에 그쳐야지 주역처럼 하면 되겠느냐”면서 “전직 대통령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직 대통령이 만났다고 무슨 힘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이런 것은 노 대통령에게도, DJ에게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론을 대변한 것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 주변에 386 예스맨 밖에 없다”는 논평은 매우 아프다.
 노 대통을 외롭게 만드는 세력이 정 고문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노 대통령의 시름이 깊어간다. 9일 시작된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정파를 초월한 `거국 중립내각’ 구성을 한목소리로 촉구하는 등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해 `정치 손떼기’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국민 바람에 부응하는 대승적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규식 의원도 “대통령이 정쟁에 휩쓸릴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며, 대통령이 정쟁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입바른 소리를 했다.
 `미스터 쓴소리’인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국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며 “집권당으로서 의지와 능력을 상실한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거국적 비상내각을 구성해 국정에 전념해야 된다”고 쏘아 붙였다.
 심지어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은 “대통령은 정치·경제·외교·안보·사회·복지 등 국정 전반에 걸친 총체적 실패로 국가의 내우외환을 초래했다”며 “대통령이 사즉생 각오로 그 직을 물러나는 것만이 구국의 길”이라고 주장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여야 관계없이 대통령에 대해 야박한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선택만 남은 상태다. 현실정치, 정계개편에 개입하면서 `정치대통령’으로 남아 야당 뿐 아니라 여당의원들로부터 비난을 뒤집어 쓸 것인지, 아니면 정치에서 `손떼고’ 국정에 전념할 것인지 정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안보 IMF’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위기에 휩쌓인 안보에 치중해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 것인지, 북핵과 함께 `아슬아슬한 동거’를 할 것인지 결심해야 할 시점이다. 만약 노 대통령이 정치에서 손을 떼고 안보, 국방, 경제에 치중한다면 그 실적이 보잘 것 없다해도 치욕스런 10%대 지지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능력도 없으면서 오만하다”는 지금의 평가가 “능력은 부족했지만 그 순수한 열정만은 인정할 수 있다”는 쪽으로 어느날 바뀔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노 대통령이 희망하는대로 “퇴임 후에도 정치와 언론에 관심을 갖겠다”는 의미를 가질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