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는 신라의 것을 계승하면서 당·송·원나라 복식문화를 흡수하게 되었고 특히 몽고지배의 영향이 깊이 배어들었다. 몽고풍 복식은 상류지배층에 유행하여 화관과 족두리가 이때 몽고로부터 들어온 것이다. 왕과 문무백관들의 복식에서 중국의 영향은 대단히 컸지만 서민층에서는 기존의 기본복식이 꾸준히 유지되어 조선조를 거쳐 오늘에 이어졌으니, 곧 한복이다.
일제 강점기의 일본풍 복식추세에 대한 반발 탓인 듯 해방직후 한복은 일시적으로 유행했다. 하지만 다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서 알게 모르게 멀어졌고 평상복의 지위는 양복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50년대 후반부터 한복은 명절이나 행사 때 꼭 입어야 하는 예복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미혼인 처녀 총각들이 명절날 어른들의 한복을 입고 싶어 했던 심사는 현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한 일이다. 우리 국민들의 한복에 대한 애정은 이처럼 각별하다.
한복 유래를 더터 보는 건 한 여성이 지난 12일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서울 신라호텔 뷔페식당 출입을 제지당했다 하여 며칠 동안 온라인 세상이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이참에 `삼성, 너 잘 걸렸다’는 식으로 온갖 비난의 어휘가 트위터와 인터넷 공간을 일시에 도배한 일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일 순 없다. 하지만 “손님들이 좁은 공간에 줄을 서서 음식을 직접 가져다 먹는 뷔페 특성상 타인 거동에 불편을 줄 수 있는 한복손님에겐 각별히 조심해줄 것을 안내한다는 것이 직원의 실수로 `출입금지’라는 황당한 모양새가 되었다”는 호텔측 설명에도 개운찮은 뒷맛이 없는 건 아니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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