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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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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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를 글감 삼을 때마다  인용하는 글은 이희승의 `딸깍발이’다. 가난하지만 꼿꼿한 기품이 서린 선비를  이보다 더 잘 그려낸 작품이 있겠는가 싶기까지 해서다. 글쓴이의 설명이다. “딸깍발이란 것은 `남산골 샌님’의 별명이다. 왜 그런 별호가 생겼느냐 하면 ,남산골 샌님은 지나 마르나 나막신을 신고 다녔으며, 마른 날은 나막신 굽이 굳은 땅에 부딪쳐서 딸깍딸깍 소리가 유난하였기 때문이다.”
 딸깍발이는 `딸깍샌님’이라고도 한다. 별호가 무엇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의 역사를 통틀어 볼 때  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루다 말할 수도 없을 만큼 중요하다.
 그들은 우리 정신문화의 큰 축이다. 국난을 맞아서는 구국의 선봉에 서기를 망설이지 않은 애국의 표상이다. 때문에 후손인 우리들은 선비정신을 자랑삼고 기린다. 
 영주시와 안동시가  `선비’명칭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한다. 영주 소수서원 가까이에 선비문화수련원이 있는데 안동시가  지난달 도산서원에 선비문화수련원을 열어 빌미가 됐다. 때문에 영주시 쪽 마음이 불편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러자 안동 쪽에서도 `멍군’을 불렀다.
 선비문화수련은 안동시가 영주보다  7년이나 빠른 2001년에 법인등록까지 했다고 했다. 안동과 영주는 모두 선비가 상징인 도시들이다. 안동은 `정신문화의 수도’를, 영주는 `선비의 고장’이라며 상징성을 내세우고 있다. 상표등록에까지 경쟁이 붙었을 정도로  앞을 다투고 있는 처지다.
 지자체끼리 겪는 갈등은 이제 흔한 일이 돼버렸다. 대구시와 구미시의 수돗물 취수원 분쟁은 첫손꼽는 난제다. 얼마전엔 새마을 발생지 논쟁이 붙어서 경북도내 지자체끼리 삐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던 때도 있다. 어느 것이건 더불어 살자는 마음이 없다면 쉽게 풀릴 일이 아니다.
 영주와 안동의 선비 명칭과 원조 논쟁 또한  제3자의 눈엔 부질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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