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 눌어붙는 것인데도 `찰떡’을 나쁜 뜻으로 쓰지는 않는다. 찰떡은 한번 붙어버리면 하나가 되고만다. 떨어지지도 않거니와 설령 떼어낸다 해도 제모습을 찾을 수는 없다. 오죽이나 정이 깊어 들었으면 찰떡궁합이란 말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다. 찰떡공조도 마찬가지다.
엊그제 신문에 유착과 찰떡이 떠오르는 기사가 실렸다. 지방공기업 사장자리는 시·군공무원 출신이 독식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방공기업은 127곳 중 95곳이 공무원·정치인 출신이 사장이나 이사장이다. 지방공단 이사장은 77곳 중 70곳을 차지한다고 했다.이쯤되면 `판몰이’요 `싹쓸이’라 해서 지나칠 것도 없다. 이 정도가 되려면 진작부터 `찜’해두지 않고는 어림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현직에 있을 때부터 퇴임 뒤에 옮겨 앉을 자리를 눈여겨 봐두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어서다. 지자체장과 유착이 염려되는 대목이다.
물론 이들 가운데에는 능력이 뒷받침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도매 값으로 한꺼번에 몰아서 평가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기는 하다. 세상에는 무슨 일을 맡겨도 술술 풀어내는 두루치기도 있고, 재주가 넘치는 재주아치도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설령 그런 팔방미인이라 하더라도 임명권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유착되고 말면 피아 구분이 어려워지고 만다. 경영 책임은 맡았으되 자율성이 빛바랜 존재가 되고 마는 게 아닌가 싶어지니 탈이다. 그러고 보니 공무원·정치가의 밥상이 너무도 화려하게만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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