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의 손배소는 시민들이 추진하고 있는 집단소송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구미시 또한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현재 집단소송은 구미풀뿌리희망연대와 민주노동당 구미시 당원협의회가 추진하고 있다. 소송단원을 모집해 월말까지 소송을 제기한다는 목표다. 구미시가 `수돗물 소송도시’로 변모할 조짐이다.
최근 구미시 단수사태는 일찍이 겪어본 일이 없는 곤경이었다. 5시간 단수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하물며 닷새 동안이나 계속된 단수라니 말도 안되는 참상이다. 그것도 사전 예고도 없는 단수였다.
물 한 방울도 미리 받아놓은 것이 없던 가정들이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 그 많은 가정들이 겪은 고통은 이미 보도된 그대로다. 상상만 하더라도 충분히 밑그림이 그려지는 고통이다. 때문에 소송을 만류할 사람도 없거니와 그래야 할 이유도 없는 형편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구미시는 손배소를 서둘러 낼 수 있을 만큼 떳떳하냐는 점이다. 그런데도 남유진 구미시장은 한국수자원공사를 숨돌림 틈도 주지 않고 몰아붙이는 기세다. 언론매체를 통해 수자원공사를 비난했고, 소장(訴狀)도 대리인을 통하지 않고 몸소 들고가 제출했다. 이참에 수자원공사 길들이기에 나서겠다는 듯한 자세가 느껴질 정도다.그러나 남 시장의 적극 공세가 시민들의 전폭 지지를 받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시민소송단이 구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면 구미시의 체면은 구겨지게 마련이다. 구미시의 잘못은 선반 위에 올려놓은 채 사과의 뜻조차 한마디도 밝힌 일이 없지 않은가. 이번 단수사태로 손해를 본 기업체들이 잠잠할지도 관심거리다. 손해를 감수할 것 같지만은 않아서다.
구미시와 수자원공사는 최근들어 공조체제에 금이 가는 모양새다. 단수사태뿐만 아니라 구미 4단지 확장단지와 5단지 개발대행권 문제로도 마찰을 빚고 있다고 한다. 시민들의 권익을 지키고 키워나가는 데 앞장서야 할 기관끼리 벌이는 엇박자가 참으로 괴이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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