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우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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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우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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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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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이루었다”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기 직전 남긴 말이라고 성경에 써있다. 작가 이광수는 이 말을 인용해 소의 품성을 기렸다. 소를 어찌나 좋아했던지 글 제목도 우덕송(牛德頌)이다. 소의 최후를 이렇게 그렸다. “그의 머리에 쇠메가 떨어질 때, 또 그의 목에 백정의 마지막 칼이 푹 들어갈 때 그가 `으앙’하고 큰 소리를 지르거니와, 사람들아! 이것이 무슨 뜻인 줄은 아는가.`아아, 다 이루었다 하는 것이다. ”
 그의 우덕송은 소를 칭찬하느라  장문에 장문을 거듭한다.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고’가 줄줄이 이어진다. 심지어는 “소 위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거니와,아마 소는 사람이 동물성을 잃어버리고 신성(神性)에 달하기 위하여 가장  본받을 선생”이라고까지 했다. 이런 그에게 “결국 소에게서는 비프스테이크 이상의 것을 얻을 수는 없다”는 서양 속담을 들이댄다면? 그 반응은 `격노’한 가지 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난 겨울 구제역 창궐로 기르던 가축을 대부분 잃어버렸던 경북도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기쁜 소식이 들렸다. 소백산 깊숙한 산골에서 피난살이를 하던 우량소 51마리가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게다가 그동안 낳은 송아지 49마리도 함께 연구소에 다시 입식시켰다는 소식이다. 이야말로 경사다. 한우는 2013년까지 구제역 이전 상태로 되돌려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돼지는 2012년까지다.
 지난 겨울 구제역은  축산농도, 가축도 피눈물을 쏟을 일이다. 두번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악몽이다. 살아 있는 채로 구덩이에 던져진 가축들이 만들어낸 침출수가 또한 걱정거리더니 잦은 비에도 탈을 내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마음 놓기는 아직 이르다. 올여름 장마가 벼르고 있을 테니 말이다. 올여름 장마는 강수량도 많을 것이란 예보다. 가축무덤들이 잘 버텨내기만 바란다. 돌아온 우량소들이 번식을 거듭해 원통함을 풀어줄 터이니.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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