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론 부재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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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당론 부재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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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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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실용파 진영 힘겨루기`팽팽’


 `정책’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심상찮은 충돌음이 들리고 있다.
 주요 정책들이 사실상 당론이 `부재’한 상태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개혁주의 진영과 실용주의 진영이 서로 날을 세우며 힘겨루기에 돌입한 형국이다.
 먼저 개혁주의 진영에서 예사롭지 않은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당의 정책노선이 급격히 보수화되는 경향을 띠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이대로 묵과할 수 없다”며 집단 반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실용주의 성향의 당 정책라인이 아예 당론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정체성과 어긋나는 특정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목희, 임종석, 이인영, 박영선 의원 등 20여명은 21일 오전 `열린우리당의 정책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일동’(가칭)이라는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계파를 초월해 당의 정책노선에 비판적인 의원들이 총집결하는 회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익명의 한 초선의원은 “최근 일련의 정책들이 정체성과 무관하고 아예 엇나가고 있는데도 지도부는 정책의총 한번 열지 않고 있다”며 “출자총액제한제도나 부동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유엔 인권선언 동참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모임에서는 출총제 존폐 논란을 중심으로 당 정책위를 겨냥한 직접적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출총제 축소.유지를 골자로 한 대안을 발표한 이후 당내 정책통들이 마치 출총제 폐지가 당론인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다는 지적이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목희 의원은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을겨냥, “정책위의장이나 정조위원장은 당론이 정해지기 전까지 중립적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데, 자신들의 생각을 마치 당론처럼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종석 의원은 “당이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게 1년 가까이 된다”며 “당 정책라인의 주장만 반영되면서 보수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비판했고, 오영식 의원은 “마치 몇몇 사람의 의견이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이 나와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 정책통들과 실용주의 진영의 분위기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당의 현실상 정책의총이 `비생산적 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현행 상임위 중심으로 정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강 정책위의장은 “의총을 통해 당론을 정하려면 진지한 찬반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현실적으로 의총에서 얘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만 얘기를 하고 있어 제대로 안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개혁주의 성향의 의원들을 겨냥한 셈이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당내 구조 자체가 여러 스펙트럼이 모여 있다”며 “가치와 철학의 차이가 커 현실적으로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과 채수찬 정책위 부의장, 우제창 제3정조위원장등이 참여하는 `실사구시’ 모임은 최근 중도.실용주의 성향의 희망21과 연대를 모색하면서 세불리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당내의 이 같은 정책갈등은 이라크 철군과 한미 FTA 찬반 논란이 고조되면 더욱노골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주변에서는 지지부진한 정계개편 논의보다도 정책을 둘러싼 노선갈등이 당의 분화를 한층 가속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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