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초정밀을 자랑한다지만 첨단과학과 거리가 먼 사람들에겐 `우주어’같이만 들리는 소리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나노초(秒) 보다는 `나절’단위가 훨씬 친숙하게 들리게 마련이다. 아침나절,저녁나절,반나절,한나절 이런 것들이다. 일일이 국어사전을 펼쳐보면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뭉뚱그려 쉽게 풀이한 책도 있다. “반나절이란 한나절의 반,한나절은 하루낮의 반,낮은 해가 떠있는 동안을 말하므로 아침은 낮의 반의반 쯤된다. 그러니까 아침이 지난 뒤 낮이 오는 것이 아니라 아침과 낮은 동시에 시작되는 셈이다.”
하지와 동지를 기준삼아 낮은 줄었다 늘었다 해가며 `고무줄 시간’이 되지만 “나노초가 기가 막혀”하는 사람들에겐 `나절’단위가 한결 숨쉬기가 여유로와진다. 이기영의 `고향’에서 한 대목을 옮겨 나절의 여유를 맛보자. “ 그는 아침나절 서늘한 무렵에는 감나무 밑에 깔아놓은 맷방석 위에서 색색 자곤 하였다.”
포항도 2014년엔 KTX시대를 맞게 된다고 한다. 2007년부터 뜸을 들이기 시작했으니 참으로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듣게됐다. KTX를 타게되면 서울까지 반나절 생활권이 된다고 한다. 종래 한나절 생활권이라 했으니 KTX를 타면 하루 낮동안에 두번 씩이라도 오갈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포항뿐인가. 그 많은 고속도로 마다 비켜가는 교통오지 `울진 가는 길’도 훨씬 가까워질 것 아닌가.
김용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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