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들의 보금자리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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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들의 보금자리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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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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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효자동 학마을, 市 무관심·무분별 공사로 철새서식지 파괴 위기
조류 전문가들 “현재 산란기…올해 이후 돌아오지 않을 수도”
 
 포항시의 무관심으로 인해 철새인 백로의 집단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
 21일 포항시 남구 효자동 포항공대 인근 야산. 한창 산란기를 맞은 백로 300여마리가 소나무 숲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이곳은 수풀로 우거진 야산과 풍성한 먹잇감을 보유한 형산강이 인근에 있어 백로들이 머무르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런데 올해 이들이 다시 찾은 보금자리에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A 시공업체에서 전원주택을 지을 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현장은 나무가 뽑히고, 백로들이 서식하는 나무 바로 앞까지 산이 깎여 흉물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주민들은 학마을로 알려진 이곳의 자연경관이 훼손됨은 물론 백로들의 서식지까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주민 임모(42)씨는 “울창한 산림이 벌거벗은 듯한 모습으로 바뀌어 보기가 안좋다”며 “수년째 백로들의 서식지 역할을 해온 이곳이 이제는 더 이상 그 역할을 못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축허가를 담당한 포항 남구청은 개인이 소유한 땅이라 허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남구청 관계자는 “개인의 사유지에 건축물을 지어 올리는 것은 구청에서 함부로 막을 수 없다”며 “깎은 산은 단지 일부분일 뿐 뒷편에 방대한 양의 산림이 남아있어 백로들의 서식지를 훼손한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조류전문가들은 오는 9월 이곳을 떠나갈 백로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조류협회 관계자는 “이미 공사 중에 발생한 소음과 먼지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 추청된다”며 “현재 산란기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보금자리를 옮겨갈 수 없으나 올해 이후 이곳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포항시의 무관심으로 포항지역 백로들의 보금자리 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놓였다.
 /박동혁기자 phil@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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