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향적 입장 거듭 촉구
“전효숙 문제 기존 입장 변화없다”  
 
　청와대는 27일 여·야·정 정치협상 제안의 수용을 한나라당에 거듭 촉구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우린 모든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들어와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자는 것”이라고 한나라당의 전향적 입장을 당부했다.
　일단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정치협상 거부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협상 무산 이후의 상황에 대한 입장 표명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청와대 공식 입장을 정리해서 밝힐 예정이지만,오전까지는 정치협상 제안의 진정성과 그 취지에 대한 강조에 치중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효숙,외교.안보장관, KBS 등 청와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당장 풀면 쟁점법안은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이 단숨에 협상할 수 있다”는 한나라당의 선 청와대 조치 주장에 대해서 “협상에서 그런 문제까지 논의하겠다는 것이고,국민들은 정치권이 한 자리에 모여 대화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여·야·정 정치협상 제안을 공식 거부해서 제안 자체가 무산될 경우 후속 조치도 마땅치 않은 분위기이다. 한나라당의 주장이 사실상 청와대의 `백기투항’이라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도 여의치 않다.
　물론 `대화와 타협 정치’ 좌절의 책임을 한나라당에 떠넘기는 정치적 입장을 취할 수는 있겠지만 교착된 국회 상황을 풀기 위한 출구는 더 막힐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청와대는 여당 내부에서 정치협상 제안이 “여당과의 충분한 사전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일방적 제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데 대해 “국회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여당 지도부와 충분히 교감을 이뤄오고 있었고, 사전 설명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날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직접 대화가 중요하다”,“앞으로 당은 정부가 방향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당정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여·야·정 정치협상 제안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무슨 뜻인지 확인해 봐야겠다”며 진의파악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편 청와대는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처리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전효숙 카드 포기’ 관측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윤태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전효숙 후보자건은 기존 방침과 달라진 것이 없으며,국회 상황을 지켜본다는데서 더 이상 나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병완 비서실장이 26일 여·야·정 정치협상 제안을 하면서 전효숙 후보자 인준문제도 “협상에서 다뤄질 수 있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물밑으로 달라진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 다만 여·야·정 정치협상이 사실상 무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점이 변수이다.
　“원칙대로 풀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 비춰볼 때 전효숙 후보자 문제를 협상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입장은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효숙 자진철회’ 방안까지도 포함, 한나라당의 요구 여하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협상은 일방적 주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것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하지만 협상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효숙 포기’입장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관측에 대해서는 한사코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병완 실장 언급도 정치협상은 모든 의제를 다루는 만큼 전효숙 문제도 의제에서 빠질 수야 있겠느냐는 취지의 언급이지, 결코 전효숙 후보자를 포기하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