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수도의 곶감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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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수도의 곶감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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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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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택의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에 곶감 이야기가 나온다. “곶감은 서리를 맞기 전에 깎아야 했다. 서리를 맞아도 깎긴 했지만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서리 맞기 전에 깎아야 곶감이 무르지 않았다. 낮 동안 여기저기서 가마니 가득 감을 따다 방에 부어놓고 호롱불 밑에서 감을 깎았다. 광주리 가득 감을 깎아 놓으면 아침 식전에 아버님이 깎은 감을 꼬챙이에 꿰어 비가 들이치지 않는 처마밑이나, 논배미에 임시로 만든 곶감 말리는 곳에 가져다 말렸다.”
 감골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대목만 읽으면 곶감 만드는 과정이 눈앞에 그려질 것 같다. 요즘은 감깎는 일도, 말리는 일도 기계로 해결하는 곳이 늘어났다. 냉동시스템, 제습기 같은 기계이 힘이다. 규모 작은 농가까지 이런 설비를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때문에 올가을처럼 이상고온이 한달 가까이 계속되는 날씨엔 손쓸 길이 없게 마련이다. “건조장의 감 떨어지는 소리에 피가 마를 지경이다.” 한 농민의 이 말 한마디에 타들어가는 가슴 속이 다 보이는 것만 같다.
 특히 `농업수도’임을  자부하는 상주의 곶감 피해는 벌써 2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해마다 곶감으로 올리는 소득이 2,000억원대에 이르는 곳이다. 올해는 곶감농가마다 수천만원 피해를 봤다고 울상이다. 억대 소득의 꿈이 날아갔다고 허탈해하는 사람도 있다. 고온,일조량 부족에 습도까지 높으니 감꼭지가 감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는 탓이다.
 그래서 상주 곶감소득의 10분의 1이 벌써 날아가 버렸다. 이대로라면 곶감 생산량이 30%넘게 줄어들 것 같다는 전망이라고 한다. 지난해엔 동해가 심해서 손해가 컸다. 호랑이도 꼬리를 감는다는 곶감이 기상이변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상주만이런 게 아니다. 온 나라가 모두 이 지경이다. 지원이 없어서는 안될 상황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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