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동 과수원에서 머리 둘 달린 뱀이 발견돼 이야깃거리가 됐었다. 사람도 샴쌍둥이가 태어나면 분리수술의 성공이 관심거리가 되곤한다. 무엇이 됐건 머리가 둘이면 기형이다. 번거롭고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생생한 현장이 가까이 있다. 다름아닌 문경시의회의 모습이다. 시의회 의장이 두 사람이니 갈데없는 양두체제다. `한 지붕 두 의장’시대가 되고보니 희한한 일이 예외없이 벌어지고 있다. 관내 생활체육행사에서 두 시의회의장이 따로 따로 축사를 한 게 그 한 가지 사례다. 그들의 축사란 것을 누가 귀담아 들었을지 의문이다.
문경시의회 양두(兩頭)체제가 몰고온 더 큰 문제는 새해 예산안 심의다. 그런데도 시의회 의장은 둘이고, 의원들은 완전히 두 패로 갈라섰으니 이를 어쩐다? 머리가 둘이니 의회기능은 완전히 마비되고 말았다. 하기야 의회의 할일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토록 해괴한 춤판을 벌일 것인가? 남은 임기를 헤아려 보는 유권자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어릴 때부터 국가의 단결에 관심이 많았다고한다. 남북전쟁 때 아버지는 북부를, 어머니는 남부를 지지해 논쟁이 끊이지 않는 가정에서 자란 탓이었다고 한다. 문경시의회의 모습을 보면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무슨 생각이 움트고 있는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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