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칠흑 겨울’을 걱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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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칠흑 겨울’을 걱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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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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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은 이제 겨우 어귀에 들어섰을 뿐인데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전력예비율이 벌써부터 8%대로 뚝 떨어진 때문이다. 이같은 사태는 고리원전 3호기와 울진원전 1호기가 잇따라 멈춰서면서 촉발됐다. 불과 12시간 사이에  2기가 고장을 일으킨 사태는 누가봐도 심각한 일이다.
 국내 원전 21기 가운데 현재 5기가 가동을 중단하고 있어 위기감은 가중된다. 5기 가운데 울진에 3기가 있다. 멈춰선 5기의 생산 전력은 460만㎾다. 이는 원전설비 총량의 24.5%이고, 국내발전설비총량의 5.97%다. 올들어 원전 고장 사고는 벌써 11번째다. 이런 속도라면 한해에 12번인 2007년 기록을 뛰어넘을지도 모를 일이다.
 관계자들은 이처럼 잦은 고장의 원인을 설비 노후화로 돌리기에 바쁜 것 같다. 1980년대에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니 그럴수도 있음을 굳이 부인하려 들 것은 없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람탓’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는 사실이다. 그제 멈춰선 울진 1호기만 하더라도 점검 작업을 하면서도 증기밸브를 잠그지않은 실수가 만들어낸 사태다. 그러니 인재(人災)다. 알고보면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 결과는 재앙으로 나타나니 문제다. 관계자들의 안전감각에 나사가 풀려있다는 증거다.
 12%이던 전력예비율이 한자리 숫자로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추위가 전국에 몰아닥쳤다. 대구·경북 지역 또한 영하 속에 갇혀있다. 오늘 아침 봉하는 영하 10도를 기록했다. 경북북부 일대가 거의 이렇다.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추위가 몰아닥치면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지게 마련이다. 전력사용이 부쩍 늘어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발전량은 줄어드는데 사용량이 늘어난 결과는 지난 9·15정전사태 때 경험한 그대로일 뿐이다.
 열흘에 걸친 계도를 마친 어제(15일)부터 새해 2월말까지가 이른바 `겨울철 전력비상수급기간’이다. 한마디로 불꺼져 칠흑 같아질 겨울을 막자는 소리다. 이를 위해 24시간 똑같은 전력량을 써야하는 산업체마저도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스위치를 내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하면 한쪽에선 아랑곳없어 보이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낮에도 네온사인이 휘황하게 돌아가고, 환해도 불을 밝히니 눈총을 받게 마련이다. 당국은 땅에 떨어진 신뢰감을 되찾기에 땀흘려야 하고, 시민들도 전력 아겨쓰기에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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