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금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끝도 없달만큼 많다. 금에 탐욕을 품은 미다스왕은 딸마저 금덩어리가 되게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나서야 물건의 가치에 눈을 뜨게 된다.금 이야기는 성경에도 나오고 , 외국 속담도 있다. `반짝거린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라거나 `금은 진흙 속에서도 반짝거린다’고 하는 게 그 일례다.
요즘 대구 동화사 대웅전 뒷뜰이 관심거리다. 어느 탈북자가 이 곳에 금괴 40㎏가 묻혀있다고 주장하고 부터다. 그는 자신의 양아버지에게서 이 사실을 들었다고 확신에 찬 표정이다. 그러나 동화사측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몇 년 전 대웅전 모퉁이돌이 가라앉아 그 일대를 파서 보수공사를 벌인 일이 있으니 쓸데없는 소리라는 자세다. 동화사 관계자는 “그때 나온 것은 잡석뿐”이라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파묻힌 것이 금인지 돌인지 상수도관인지 알쏭달쏭한 노릇이다.
한 가지 사실을 놓고 서로 주장이 엇갈린 일은 많다. 칠곡 왜관의 캠프캐럴 고엽제 드럼통이 생각난다. 파묻은 사람이 TV에 나와 딱부러지게 증언했는데도 한·미 공동조사단은 한마디로 부인해버렸다. 고엽제가 아니라 화학물질이라고 했다. 파보면 알 일인데도 첨단장비를 들여와 들쑤셔보고는 “상황끝”을 선언해 버렸다. 금괴를 주장하는 탈북자의 심정도 이럴 것 같다. 무엇이 됐건 한번 파묻으면 되파기가 이렇게 어려우니 우연치고는 신기하달 지경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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