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밥 예찬론 펼쳐
겨울 해병대 캠프에 참가한 여학생이 12일 포항시 장기면 해병대 1사단 유격훈련장에서 고공 레펠훈련 도중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임성일기자 lsi@hidomin.com
“하나! 둘! 하나! 둘!”
12일 포항 해병대 유격장. 전국에서 모인 272명의 청소년 훈련생들이 참가하는 제99차 겨울 해병대캠프가 열기를 뿜어냈다.
캠프 4일차인 이날 포항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3도, 체감온도 영하 9.4도에 이르러 올들어 가장 추운날씨를 보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혹한의 강추위를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았다.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수록 훈련생들의 눈빛은 더욱 반짝였다.
이날 유격기초훈련의 하나로 진행된 헬기레펠훈련은 가만히 서 있기만해도 아찔한 35m 높이에서 그대로 강하하는 훈련이다.
“15번 교육생 레펠 준비 끝!”
훈련생들은 힘찬 구령과 함께 하늘에 몸을 맡겼다. 줄 하나에 몸을 맡긴 모습은 보기에 아찔했지만 낙오자는 한명도 없었다.
헬기레펠훈련을 마친 훈련생들은 PT체조로 얼어붙은 몸을 풀었다. 30분째 되풀이되는 PT체조로 숨이 목 근처까지 차올랐다.
남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떨어지는 여학생들은 눈물을 훌쩍이면서도 이를 악물고 힘겨운 훈련을 견뎌냈다.
창원에서 온 배경은(동진여중 2년)양은 “체력이 약해 아버지의 권유로 캠프에 참가하게 됐다”며 “솔직히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는데 와서 친구도 사귀고 정신도 맑아진 것 같아 참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전 훈련을 마친 뒤에 먹는 점심은 꿀맛이란 표정이다. 훈련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해병대 밥 예찬론을 펼쳤다.
임상우(14·광주 북구·대지중 1년)군은 “고된 훈련을 받고 먹는 밥이라 반찬이 없어도 맛있어요. 캠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해병대 밥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라고 했다.
늦은 오후 내무실에 돌아온 훈련생들은 `감사의 편지’를 쓰며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훈련생들은 “부모님께 철없이 대한 것이 후회된다.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부모님 어깨라도 한 번 주물러 드려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997년 시작돼 15년간 2만3000여명의 훈련생을 배출한 해병대 캠프. 강인한 해병대 정신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훈련생들의 발걸음은 100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동혁기자 phil@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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