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평의 `호암전집’에도 두 꽃의 차이점이 나온다. “철쭉꼭은 진달래(杜鵑花)와 비슷하여 얼른 분별하기 어려우나 주의해 보면 철쭉은 꽃잎(花瓣)에 주름이 잡히고 화색이 천자(淺紫)에 검은점이 있으며 또 화기(花期)도 적이 뒤져서 피므로 이로써 철쭉이 진달래와 상이한 것을 알 수 있다.”
한겨울에 봄꽃 타령을 늘어놓는 것도 별미다. 한마디만 더 보태보자. 철쭉은 `개꽃’이라고 불린다. 먹지 못하는 꽃이어서다. 그러나 진달래는 `참꽃’이다. 그냥 먹어도 되고 화전(花煎)놀이에서도 인기다. “진달래는 먹는 꽃/먹을수록 배고픈 꽃// 한잎 두잎 따먹는 진달래에 취하여/ 쑥바구니 옆에 낀 채 곧잘 잠들던/ 순이의 소식도 이제는 먼데// 예외처럼 오월의 언덕에 누워/ 안타까운 진달래만 씹는다// 진달래는 먹는 꽃/ 먹을수록 배고픈 꽃.” <조연현 - 진달래>
경주시가 단석산 정상부 등산로 주변에서 철쭉나무 1400여 그루를 마구잡이로 잘라내 말썽이다. 철쭉이 무리지어 피는 2만여㎡가 볼품없이 사라져버린 곳은 국립공원지역이다. 경주시는 숲가꾸기 사업을 하다가 톱질에 거치적거려 잘라냈다고 했다. 게다가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의 허가 절차도 밟지 않았다고 한다. 참으로 무지막지한 숲가꾸기사업이다. `못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를 그대로 흉내내면 `못먹는 꽃 잘라나 보자’는 심산을 읽을 수 있을 것도 같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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