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붕어빵
  • 경북도민일보
백화점 붕어빵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2.0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붕어빵은 1000원에 3개다. 10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5 ~6개씩 넣어주던 세월조차  `아! 옛날이여’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왜 3개밖에 안주느냐고 볼 부은 소리를 할 수도 없다. 그래봤자 물정모르는 소리 그만하라는 핀잔 아니면, 하소연 밖에 되돌아올 건 없다.
 붕어빵은 길거리 음식의 대표선수이자 저소득층의 한끼 밥 노릇도 한다. 그만큼 서민냄새가 물씬 나는 먹을거리로 꼽힌다. 겨울철이면 군고구마,군밤과 함께 오가는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던 삼총사다. 올겨울들어 그 판도가 무너졌다. 지난해 흉작으로 고구마도, 밤도 귀하신 몸이 된 탓이다. 길거리 호떡도 사라졌다. 대형마트에 가면 갖춰놓은 호떡 자료를 쉽게 살 수 있으니 길거리 호떡에 눈길을 줄 턱도 없겠다.
 붕어빵이 백화점에 나타났다. 일본식 붕어빵인 `도미빵(타이야끼)’이 브랜드 상품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붕어빵이 브랜드를 달고 백화점 식품코너를 점령하고 로드숍까지 열고 있으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재벌의 자금력을 등에 업은 대형유통조직들이 걸태질하느라 두 눈에 핏발을 세우는 꼬락서니를 한탄할 때마다 되뇐 소리가 있다. “이러다간 백화점에서 붕어빵을 파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설마 그런 세상이 오기야 하겠느냐는 마음에서 비아냥거린 말이 씨가 될줄이야 뉘 알았을까.
 서울지역의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이 파는 브랜드 붕어빵은 한 개에 2000~2500원이다 . 길거리 붕어빵보다 고급 재료를 쓰니 입맛 잡기도 쉽다. 점포마다 한달 평균 4000만원 안팎 팔려나간다고 한다.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린다는 이야기다. 그 등쌀에 이제는 길거리 붕어빵마저 사라질 날이 다가오는 것만 같다. 그러나 간절한 소원이 있다. 이 얼치기 점괘만은 제발 맞지않기만 바란다. 노는 물이 달라야 할 재벌이 붕어빵 장사하는 세상. 상상도 못했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용언/ 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