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나가는데 전세시장 학군수요`겨울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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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끝나가는데 전세시장 학군수요`겨울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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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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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으로 통하는 설 연휴 이후에도 수도권 전세시장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차분한 모습이다. 겨울 전세시장을 좌우해온 학군수요자들이 대개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계약을 마치고 2월 중 이사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번 겨울방학은 전세난 없이 막을 내리고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능이 쉽게 출제된 데다 인기 학군인 강남의 전셋값이 너무올라버려 수요자들이 진입을 포기하고 살던 집을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개학 앞둔 대학가 풍경대학교 개강을 한달여 앞둔 1일 오후 한 학생이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앞 전봇대에 빼곡히 붙어 있는 원룸, 하숙집 광고지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 설 이후에도 잠잠한 전세시장
 최근 2년간 예외없이 극심한 전세난이 벌어졌던 겨울방학이 거의 `끝물’이지만 전세 수요자들의 발길은 여전히 한산한 편이다.
 최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보통 방학철 이사수요가 몰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이나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학군 선호지역조차 설 연휴 이후에도 전세 문의가 늘지 않아 가격이 약간 떨어지거나 보합세다.
 대치동 W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건이 쌓이면서 시세도 떨어졌다. 30평대는 5억원 미만에 골라서 계약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겨울방학인데도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치동 개포우성 아파트 공급면적 102㎡의 전세가격은 한때 5억원을 훌쩍 넘었다가 지금은 4억7000만~4억8000만원으로 내려갔다. 전셋집이 잘 빠지지 않다보니 급한 임대인들은 4억5000만원까지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전언이다.
 목동이나 중계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목동 H공인 관계자는 “설이 지나면 손님들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연휴 전과 거의 비슷하다”며 “목동 1~6단지는 작년 12월부터 전세가격 조정을 받아 거의 모든 평형대에서 1000만~2000만원씩 내린 상태”라고 전했다.
 그나마 최근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은 대부분 3월 이후 입주할 세입자들이어서 방학철 학군수요의 이동은 거의 끝난 셈이라고 이 관계자는 진단했다.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중계동도 이번 겨울방학만큼은 전세 이동이 이례적으로 적다.
 중계동 T공인 관계자는 “방학을 앞두고 항상 전세물건을 비축해 놓는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며 “이번 방학에는 학군수요의 이동이 별로 없다. 웬만하면 재계약을 해 살던 집에 눌러앉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올해 1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17%, 수도권 전세가격은 0.01% 각각 떨어졌다.
 1월 전세가격이 하락한 것은 3년만의 일이다. 2010년 1월에는 서울 0.92%, 수도권 0.11% 각각 올랐고 지난해 1월도 서울 0.63%, 수도권 1.25% 각각 상승했다.

 # 쉬운 수능·강남 전셋값 급등이 원인 =  전문가들은 겨울 전세시장이 안정을 찾은 이유로 쉬운 수능과 작년 강남 일대의 전세가격 급등 현상을 손꼽는다.
 여기에 불투명한 경제 전망으로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비싼 전셋집에 무리해서 들어가려는 세입자가 줄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작년 수능이 쉽게 출제돼 굳이 명문 학군 지역으로 이사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팀장도 “수능이 쉬웠다는 점이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이 쉽다면 굳이 비싼 전세 보증금을 내고 좋은 학원가와 명문 학교가 있는대치동, 목동 등으로 이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세입자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청실아파트 재건축 이주로 대치동 일대의 전셋값이 지나치게 올라버려 세입자들이 새로 이 지역에 진입하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에 더욱 주목하는 전문가도 많다.
 임 팀장은 “대치동은 전세가격이 너무 올라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며 “비용 부담이 크니까 전세로 들어가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청실아파트 이주가 시작된 지난해 6월 대치동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389만원이었는데 이주가 완료된 12월에는 1496만원으로 반년만에 107만원이나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구 평균 전세가격도 3.3㎡당 1261만원에서 1321만원으로, 서울 평균 전세가격도 3.3㎡당 813만원에서 842만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박 팀장은 “작년 12월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보다 21.8% 오른상태”라며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올해 경기가 안 좋다니까 수요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웬만하면 살던 집을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소장은 “3년 연속 전세가격이 오르다보니 학습효과가 생겨 겨울방학 전에 미리 전셋집을 선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전세수요의 시기적 분산이 방학철 전세난을 막았다고 진단했다.

 #`재건축 쇼크’ 강동구 등 일부 지역은 전세시장 불안 =  학군수요의 움직임이 차분했다고 해서 수도권 전세시장 전체가 조용한 것은 아니다.
 재건축 이주수요가 몰린 강동구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서울 인접 지역은 벌써부터 전셋값이 올랐거나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덕 시영 아파트의 재건축 이주로 연초부터 국지성 전세난이 벌어진 강동구의 D부동산 관계자는 “1월 초부터 전세수요가 몰려 지금은 물건이 거의 다 나갔다”며 “둔촌 주공 59㎡는 작년 말 1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억5000만원으로 다시 올랐다”고 전했다.
 강동구에는 고덕 시영뿐 아니라 올해 안으로 이주계획을 잡은 재건축 단지들이 더 있어 봄 이사철과 맞물리면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6000가구가 넘는 송파구 가락 시영아파트도 연내 이주를 추진하고 있어 송파구와 강동구 등 서울 동남부 전세시장이 크게 들썩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지역과 가까운 경기도 하남시도 아직은 차분하지만 봄 이사철 이후에는 서울에서 밀려나온 세입자와 기존 세입자가 섞여 전세난이 빚어질까봐 긴장하고 있다.
 하남시 G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조용한 편이지만 서울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전세가 있느냐는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며 “3~4월에 전세계약이 끝나는 세입자들이 많아 봄이 되면 한바탕 전세시장이 시끄러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 팀장은 “광명이나 구리 등 서울에 인접한 도시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날씨가 풀리면 해당 지역의 전세시장이좀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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