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흔들기는 포항과 나라경제 흔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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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흔들기는 포항과 나라경제 흔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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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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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흔들리고 있다. MB 정부 실세의 포스코 회장 인사 개입설이 다시 불거졌고, 포스코 건설의 파이시티 사업에도 못마땅한 시선이 쏠리고, 포스텍의 부산저축은행 500억원 투자손실도 구설에 올랐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포스코가 흔들린다기 보다 포스코를 뒤흔드는 외적 작용이 극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포스코는 국내 자동차와 조선 등 제조업에 `쌀’과 다름없는 `철’을 공급하는 산업의 모태 다.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경제기적과 국민의 저력을 상징하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다.
 정준양 회장의 포스코는 `2020년 매출 200조원’으로 글로벌 10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해놓고 있다. 이런 포스코가 흔들린다면 그건 포스코 뿐만 아니라 나라와 국민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그런 의미에서 포스코가 처한 안팎의 환경을 냉철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순수 경영상의 문제와 경영외적인 요인을 구분해야한다는 점이다.
 특히 정 회장 인사에 박영준 전 국무차장이 개입했다는 시비는 어제 오늘 벌어진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검찰이 민간인 사찰 수사에서 2009년 정 회장과 경쟁하던 윤석만 전 사장 이름을 발견한 것과 관련해 또 다시 실세 개입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윤 전 사장 이름만 있을 뿐 사찰 내용이나 보고 대상 등은 적혀있지 않다. 실제 사찰이 이뤄졌는지조차 불분명한 것이다.

 정 회장은 2009년 포스코 인사위 1차, 2차 투표에서 윤 전사장과 동점을 얻었다. 3차 투표에서 정 회장은 불과 2점을 더 얻어 가까스로 회장에 선임됐다. 정권 실세가 `사찰’까지 동원해 윤 전 사장을 낙마시키려 했다면 1차, 2차 투표에서 판가름났어야 하지 않았을까? 3차까지 가도록 만든 박 전 차장이 실세라면 허접스런 실세였을 것이다. 더구나 정 회장은 철강 전문가인 반면 윤 전 사장은 홍보 전문가다. `기술’로 판가름나는 철강업계에서 홍보전문가는 마이너일 수밖에 없다는 게 당시 인사위원들의 판단 아니었을까?.
 이 밖에 부산저축은행 500억원 투자, 파이시티 사업 인수는 케이스별로 접근하면 되는 사안이다. 흑막이 있다면 가리면 되고, 책임이 있으면 책임을 물으면 된다. 부산저축은행 투자는 이구택 이사장 지시로 이뤄졌고, 파이시티는 포스코 아닌 포스코 건설이 인수한 사업이다. 정준양 회장과 직결시킬 고리도 없다.
 물론 `포스코’ 브랜드에 대한 포스코와 정 회장의 책임은 무한이다. 포스텍과 포스코 건설이 독립법인이긴 하지만 `포스코’ 울타리에서 비리가 작용했다면 포스코와 정 회장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의혹’만으로 포스코를 흔들고 경영진의 발목을 잡는 것은 갈 길이 먼 포스코의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자살행위다. 포스코를 헐뜯는 일부 세력과 일부 언론의 깊은 자성을 요구하는 이유다.
 포스코에 책임이 없다는 게 아니다. `포스코가 흔들린다’는 호들갑이 나오는 상황을 포스코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말이다. 책임의 경중을 따지자면 민영화된 국민기업을, 단 한주도 보유하지 않은 정부가 인사에 개입하고 이권을 주무른 권력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인사 때만 되면 권력의 줄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이권을 상납하며 권력과 유착하는 경영인이 존재했기 때문에 `외압’도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정권 실세에게 빌붙어 한몫 챙기려는 떨거지 협력업체들이 준동하는 풍토 역시 포스코 책임이다. 포스코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로 외주사를 꿰차고, 더 많은 이권을 위해 정상배들을 동원하는 `포스코 일부 원로들과 외주사 일부 대표자에 대해서는 포스코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박영준과 친하다는 기업인의 포스코 외주사업 매출액이 2006년 26억원에서 2010년 226억원으로 8배나 뛴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포스코가 흔들리면 포항이 흔들리고 국가 경제가 추락한다. 가뜩이나 세계 철강경기는 최악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포스코 영업이익도 격감했다. 정치권은 포스코 최고경영자들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소신을 갖고 경영할 수 있도록 더는 흔들지 말아야 한다. 포스코는 다섯달 전 타계한 박태준 명예회장의 “포스코가 국가 산업 동력으로 성장한 데 대단히 만족한다. 더 크게 성장해 나가 세계 최고가 되길 바란다”는 유언을 가슴깊이 되새겨야 한다. 金 鎬 壽/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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