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지 `네 탓’이 아님을 명심하는 한 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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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지 `네 탓’이 아님을 명심하는 한 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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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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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연 / (언론인)
 
올해가 정말 새해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 들대로만 된다면 우리 국력은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를 잡을 것이다. 매년 희망을 북돋우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사자성어들이 각계각층으로부터 쏟아지지만 그대로 됐다는 기억은 별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교수들이 2001년부터 선정하기 시작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지난 6년 간 우리 정치·경제·사회가 어떠했는지를 조금은 알 수있을 것이다.
2001년에 오리무중, 2002년에 이합집산, 2003년에 우왕좌왕, 2004년에 당동벌이(黨同伐異·같은 편끼리 패거리를 지어 다른 편을 없애버림), 2005년에 상화하택(上火下澤·위에는 불 아래는 못이라는 뜻으로 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분열과 갈등 양상을 반영), 2006년에는 밀운불우(密雲不雨·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여건은 조성됐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가 뽑혔다.
교수들은 2007년 정해년의 사자성어로 `반구저기(反求諸己)’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고 한다. 반구저기는 맹자 공손추 편에 나오는 `발이부중(發而不中) 불원승기자(不怨勝己者) 반구저기이이(反求諸己而已)’에서 따온 글귀로, 그 뜻은 “활을 쏴 적중하지 않아도 나를 이기는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기에서 찾을 따름이다”라고 해석된다.
교수신문은 교수들이 “대선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네 탓’을 하는 사람들이 설치지 못하도록 감시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 폭등, 고용 불안정 등 민생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참여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가 정책 실패를 남의 탓으로 돌리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구저기를 골랐다고 전했다.
`황금돼지해’로 불리는 올해 최대 화두는 12월 19일 실시되는 제 17대 대통령선거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수들이 반구저기를 선택한가장 큰 이유도 대선 정국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지난번 대선 이상으로 대선후보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한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경선에서 떨어지거나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 `내 탓’이지 `네 탓’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밀운불우 때문인지 정치권의 새해 사자성어도 비나 물과 관련된 게 눈에 띈다. 운행우시(雲行雨施·구름이 움직여 비가 내리는 것처럼 시대적 변화 요구가 모여 변화를 이뤄나감), 한천작우(旱天作雨·한여름에 심하게 가물어서 싹이 마르면 하늘은 자연히 구름을 지어 비를 내린다는 뜻으로 어지러운 세상이 계속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면 하늘이 길을 열어줌), 굴정취수(掘井取水·우물을 파서 물을 얻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시기에 하늘만 쳐다보고 있지 않고 굳센 의지로 땅을 뚫고 내려가겠다는 의미)가 그렇다. 말로만 그치지 말고 실행에 옮기길 진정 고대한다.
올해는 정계 인사들의 사자성어처럼 정치권이 구동존이(求同存異·다른 점이 있더라도 같은 점을 취하면서 이견을 좁혀나감)하고 멸사봉공(滅私奉公), 무심운집(無心雲集·마음을 비우면 구름이 모임)의 정신과 초심으로 돌아가 부동산·실업·교육 등 모든 분야의 산적한 현안들을 쾌도난마식으로 해결해주길 기대해본다.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우리 국민의 역량이라면 앞으로도 못해낼 일이 없는데 정치권이 그런 국민의 발목을 잡고 실망을 줘선 안될 것이다.
국민에게 신바람을 불어넣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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