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재연된 `2006년 포항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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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재연된 `2006년 포항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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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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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건설노조 파업 포스코와 포항·구미 경제 강타

金鎬壽 / 편집국장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파업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전국 주요 물동량 반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은 화물 반출입량이 보통 때에 비해 60% 이상 줄었고, 각지에서 부산항으로 가는 수출화물 수송차량을 찾지 못한 수출업자들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수도권 물류거점인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와 평택항의 물동량도 평시의 20∼30% 수준에 불과하다. 평택항의 화물 반출입량은 평시의 27.2%로 떨어졌다. 포항항만도 위협받고있다. 따라서 가뜩이나 유럽 발 경제위기로 휘청이는 국내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기 시작한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포항 경제가 밑둥부터 흔들리고 있다. 포항 철강업체가 화물연대 차량들의 봉쇄로 제품 출하는 말할 것도 없고, 원료 입고까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25일 오후 1시를 기해 모든 운행이 중단됐고 현재 원료공장에서 생산공장으로 길 하나를 건너 이동하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역시 출하는 전면 중단한 상태다. 세아제강 포항공장도 마찬가지다.
 포스코의 국내 육상운송 비중은 74%다. 철도와 연안수송에 비해 비중이 절대적이다. 포항과 광양에서 육송운송을 담당하는 12개의 운송회사들은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화물연대 본격 파업에 돌입한 25일부터 내수용 철강제품 육상수송이 절반으로 줄었다. 화물연대의 조직적 방해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써 `산업의 쌀’인 철강 공급이 사실상 마비되고 말았다. 나라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포항 경제가 입는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화물연대 파업을 보는 포항시민들의 눈은 불안하고 불길하다. 2006년 7월 포항 철강업계를 강타한 포항건설노조 총파업의 악몽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화물연대 파업 와중에 전국건설노조까지 27일 총파업에 돌입함으로써 가위눌림까지 당하는 느낌이다. 2006년 지역 전문건설노조가 포스코 본사를 점거해 9일간의 농성과 93일간의 파업으로  빚어진 경제활동 차질은 포항 경제에 깊은 주름을 남겼고, 시민들은 그 트라우마를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본사 건물 점거로 인한 외형적 피해는 16억원에 불과하지만,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장 등 30여개 기계.설비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하루 평균 100억원대의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는 포스코와 포항 경제에 전가되고 말았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주노총은 조합원 3만여명을 동원해 서울에서 총파업 예고 집회를 연다. `하투’(夏鬪)가 시작됐다.
 화물연대에 고충이 없다는 게 아니다. 과가와 달리 `정치파업’이 아니라 올해 `생계형 파업’을 내세운 것만 봐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고충이 있음을 인정한다.
 컨테이너 화물 노동자 월평균 순수입은 191만원에 불과하고, 한 달 314시간을 일하고도 알선료와 기름값 등을 빼면 법정 최저 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69만원을 버는 노동자도 있다는 화물연대측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유 값이 6배나 올랐는데 10년 동안 운송비는 제자리라는 호소도 경청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 것이 모두 정부책임은 아니다. 경제활동에 여념이 없는 기업의 책임은 더구나 아니다. 화물운송 주선·알선업체가 난립하면서 다단계 하도급이 기승을 부려 화물차주가 받는 금액이 운송료의 60~70%밖에 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시간을 갖고, 지혜를 발휘해 해결할 문제이지 파업을 벌이고, 그 것도 모자라 철강공단을 봉쇄하고 출하를 방해하는 불법을 행사하는 것은 화물연대의 타당한 주장까지도 외면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라 전체가 IMF 사태 이후 최대 악재로 꼽히는 유로존 위기 타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되면 2003년과 2006년, 2008년 6월에 이은 4번째 물류대란으로 국내 전자·자동차 부문 주요 수출기업이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특히 국내 절강업계는 국제경제 침체와 중국과 일본의 물량공세로 최악의 상황이다.
 물류대란으로 타격을 입으면 나라 경제는 물론 특히 포항이 결정타를 맞게 된다. 화물연대가 유의해야하는 점은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그들의 형제자매가 근무하는 기업, 특히 중소 수출기업까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화물연대의 자중자애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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