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과 카다피, 그리고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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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과 카다피, 그리고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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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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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 (언론인)
 
이라크의 독재자이자 인간사냥꾼 사담 후세인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무자비한 철권통치로 수없는 주민을살해한 그가 결국 죄의 업보를 받은 것이다. 물론 그가 사라졌어도 이라크에 평화의 봄이 찾아왔다고 성급하게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처형은 독재라는 이름으로 주민을 학살하고 인권을 탄압한 독재자는 더이상 지구상에 발붙일 수 없다는 엄연한 진리를 일깨워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에 후세인은 정치적 황금기를 맞는다. 그는 부패하고 무능한 군주정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 후, 부통령이자, 집권당 바트당의 실질적 권력자로 군림한 그는 이라크 경제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서구자본에 의해 잠식되어 있던 이라크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는데 성공했고, 농업발전을 위한 녹지조성과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했다. 그 결과 이라크는 중동에서 가장 발전된 복지국가가 되었으며, `중동의 파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후세인은 또 당시 냉전 상황에서 이라크에 주어진 국제정세를 교묘하게 이용하는데 성공했다. 미국과 소련사이 힘의 균형 속에서 이라크를 별다른 충돌 없이 이끌어 나갔던 것이다. `나의 꿈은 이라크를 20세기로 끌어올리는 것’이라 말했던 그의 꿈은 곧 이루어지는 듯 했다.
후세인과 아랍세계를 양분하다시피 했던 리비아의 카다피 역시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여 오랜 세월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 또한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는데 주력하고, 이른바 `녹색혁명’을 주도하여, 농업국가로서의 국가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각오다. 부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카다피는 지금까지도 집이 아니라 천막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온 국민이 각 가구가 집을 한 채씩 소유할 때 까지 집에서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그는 후세인과 달리 외교정책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가 주창했던 아랍연맹결성은 늘 주변국과 국제정세에 의해 수포로 돌아갔으며, 88년에는 팬암기 테러사건 및 핵무기 개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에 시달려왔다.
2006년, 이 두 명의 독재자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후세인은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인물이다. 카다피는 커다란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오랫동안 리비아 국가 원수로 군림할 예정이다. 외교와 경제면에서 카다피보다 우위에 있었던 후세인이 왜 이렇게 역전의 상황으로 돌변했을까?
후세인은 너무 오만했다. 그가 냉전 종식이 되기 전까지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련이 붕괴되자 줄타기를 할 구실이 없어졌고, 승리했지만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 이란과의 전후 상황의 난국을 타개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초강대국인 미국을 고려하지 않은 채 쿠웨이트를 침공했고, 사실상 제1차 걸프전 이래로 중동의 파리는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후세인은 제2차 걸프전에 의해 없어지고 말았다.
카다피는 2003년 핵개발 포기를 선언하자마자 리비아의 정통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국제사회에서 회복하게 된다. 부시 행정부는 그 다음해에 경제제재 조치를 즉각 해제하였으며, 리비아와 석유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이후 리비아의 경제성장률은 매년 10%가까이 육박하고 있다. 카다피는 현재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법규와 제도를 고치고 석유산업 외에 지난번 사하라사막의 개기일식관광을 직접 홍보하는 등 관광사업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가 존경받을 만 한 점은 리비아 국민의 富를 위해 자신의 기득권과 자존심을 버렸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았다. 그는 국방위원장으로 취임한지 10년이 넘도록 아무런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호화 식사를 위해 2500만 북한 인민을 굶겨 죽이는 그의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것도 모자라, 기아발생을 막으라고 지원해준 돈과 물품들을 핵, 미사일 개발 또는 군사목적에 쏟아 부었다, 후세인은 사라졌다. 처참한 교수형에 의해서다. 카다피는 핵을 포기하고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김정일은 핵을 안고 후세인보다 더  처참한 종말의 길을 걷고 있다. 그 날이 빨리 오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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