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한 대통령선거, 더 그리운 박태준 “항상 애국심을 갖고 일해주길 바란다”던 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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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대통령선거, 더 그리운 박태준 “항상 애국심을 갖고 일해주길 바란다”던 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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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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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鎬 壽/이사 편집국장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1주기 사흘 전인 10일 중앙일보는 부인 장옥자 여사의 애끓는 `망부가(望夫歌)’를 전했다. 박 명예회장 서거 후 1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현충원 묘소를 찾은 장 여사의 `시묘살이’다. 장 여사는 생전 고인이 즐겨들던 `믹스커피’를 꽃무늬 사기 찻잔에 담아 상석 위 주황색 보자기 위에 올려놓고 묵념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눈이 펑펑 내린 지난주에도 거르지 않았다.
 더 큰 `울림’은 박 명예회장 서거 1년이 지나도록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아예 묘소 앞에 천막을 쳐놓고 장 여사가 추모객들을 맞고, 또 커피를 대접한다는 점이다. 지난 1년 우리는 `철강 영웅’ TJ를 까맣게 잊고 산 게 아닌가하는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박 명예회장의 1주기를 맞아 포스코는 13일 현충원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갖는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분향소를 차리고 고인을 추모하고, 포스텍은 “박태준은 누구인가”라는 특강도 개최한다. 포항시는 `조기(弔旗)’를 게양하고 시 차원에서 추모식을 갖는다. 그럼에도 한평생 `제철보국’으로 헌신한 고인을 기리는 정성이 부족하게만 느껴지고, 자꾸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인의 영전에 마주서기가 주저되는 이유는 많다. 고인의 피와 땀이 밴 포스코는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 경제강국,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이끈 견인차다.
 그러나 대통령선거 와중에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가능케 한 업적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부단히 벌어지고 있다. 혼탁한 선거판을 부릅뜬 눈으로 내려다 볼 고인의 질책이 두렵다.

 또 유례없는 세계경제위기에서 철강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라고 예외가 아니다. 포스코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었지만 올해는 1조8500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도 작년 2조 4500억원에서 올해는 반 토막이 났다.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포스코의 심용등급마저 A-에서 BBB+로 낮췄다.
 초일류 기업 포스코로서는 부끄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포스코는 세계 철강사들에 비해 선방하고 있는 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전세계 철강사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영업이익률(10.7%)을 기록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했다지만 글로벌 경쟁사인 아르셀로미탈(BB+), NSCSM(BBB), 바오시틸(BBB)은 포스코보다 낮은 등급이다, 철강사로는 포스코 등급이 가장 높다. 또 포스코는 세계적 철강전문 분석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에 의해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됐다. 위기속에서 도 빛을 발한 포스코의 저력이다.
 그러나 S&P는 포스코가 3조5000억원의 비부채성 자금조달을 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을 더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불안한 재무구조를 본 것이다. 따라서 신발끈을 더 조여야할 상황이다. 포스코의 위기는 곧 포항의 위기, 대한민국의 위기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겠다.
 연례 행사 같은 박 명예회장 추모 행사로 고인의 정신이 저절로 계승되는 건 아니다. 고인을 향한 진정한 추모는 `제철보국’ 정신으로 평생 나라에 헌신한 고인의 유지를 가까이, 그리고 자주 되새기는 것이다. 그건 “포스코가 국가 산업의 동력으로 성장한 것에 대단히 만족한다. 더 크게 성장해 나가 세계 최고가 되길 바란다. 포스코 임직원들이 항상 애국심을 갖고 일해주길 바란다”는 고인의 `유언’을 가까이 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제철공장 안에서 고인의 별명은 “떴다”다. “떴다”는 보도블록 하나만 튀어나와도 호통을 치는 고인의 질책을 받지 않기 위해 몸가짐과 주변을 살피는 근로자들이 스스로를 향해 던지는 `경고’다. 세계경제위기 속에 포스코 전체가 “떴다”가 되어야 한다. 곧 대통령선거다. 어느 때 보다 고인의 나라사랑과 걱정, 나라를 위한 헌신, 희생을 떠올려야 할 때다. 누가 `원칙’을 세워 나라를 일관성있게 끌고 갈지, 누가 안보를 든든히 지킬지, 누가 흐트러진 사회를 바로 잡을지 고인의 “떴다” 정신으로 살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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