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바다’와 `백두산은 우리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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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바다’와 `백두산은 우리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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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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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 복/(방송인)
 
 
 백두산, 민족의 영산이 어떻고 밝달이 어떻고 다 좋은데 그게 `장백산’이 되더니 급기야는 `창바이산’이 되어버리는가 보다. 동북공정이 원론 수준이라면 창바이산은 각론 수준은 되지 않을까? 그 백두산인지 창바이산인가가 또 말썽이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계주팀은 준우승을 하고도 1위를 한 팀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같다. 지난달 31일 밤 3000m 계주 시상대에서 `백두산은 우리땅!’이란 글씨를 적은 A4용지를 펼쳐 든 세레모니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린 선수들의 행동이 우발적이고 즉흥적이었으며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하는데 대충 맞을 것 같다. 선수들은 안현수 선수에 대한 편파판정 등 중국의 `텃세’에 대한 항의와 중국의 `창바이산(백두산의 중국명) 띄우기’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창바이산 띄우기 항의 정도가 정치적 의도였다면 의도였겠지만, 그럼에도 중국의 반관영 중국신문사는 이렇게 악랄하다. “중국의 영토 주권을 손상하는 정치적 문구를 펼친 사건에 대해 항의했다. 중국과 한국 간에는 영토를 둘러싼 다툼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측 관계자들의 행위는 중국 인민의 감정을 해치고 올림픽헌장 정신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인의 평화와 화합, 우의를 다지는 스포츠 행사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 것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을 위반했다면서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네티즌들이 `백두산 세리머니’를 패러디물로 만들어 항의한 데 이어 고구려를 소재로 한 한국 드라마 `주몽’까지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白度)’의 옌볜(延邊) 게시판에는 한국 선수들 사진과 함께 `백두산은 우리 땅’이란 한글 문구를 `화성도 우리 땅(火星也是我們的)’이란 중국어로 바꾼 뒤 `한국이 겨울 아시안게임에서 표어로 중국에 도발했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게시판에는 또 한국 선수들 사진에 `우리의 양아버지는 미국’, `우리는 미국의 대군을 원한다’는 제목을 단 패러디물이 줄줄이 올라왔다. 한국을 미국의 속국으로 비하하려는 의도가 담긴 표현이다.
 문제는 한국측 고위관계자가 조직위를 방문하여 “즉흥적으로 한 우발적인 행동으로 계획적이거나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유감의 뜻을 전한 것이다. 중국언론은 아예 “한국대표단 관계자가 중국측에 사과했다”고 썼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은 과장법이 심하여 호떡집에 불난 것 같다는 말이 있더니 마치 큰 죄나 저지른 것 같이 난리법석을 떤 것이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왜 그런지 우리 높은 분들은 중국에는 꺼벅 죽는 경향이 있더니 곧장 가서 사과하고 재발방지 운운했다니 꼴사납다. 일본에는 `외교전쟁’ 운운하며 허풍을 떨면서 중국 앞에만 서면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가관이다.
 그들이 한 행동이 속없는 짓이었고 어리석은 짓이었을까? 지금까지 돌아가고 있는 판세로 보자면 왠지 그래 보인다. 그러나 어른이 못하니 애들이 나선 것이고, 정치인이 못한 것이니 운동선수들이 나선 게 아니던가?
 독도문제가 난리 요동칠 때 `평화의 바다’ 운운한 장본인이 누구였나? 중국이 동북공정 한다고 할 때 뭐했나? 학자들이 하면 된다고 학자들에게 떠민 것 까지는 좋았는데 벼랑끝에서 밀지는 않았는가? 창바이산 세계문화유산 등록하느니 비행장 건설하느니 성화 채화하느니 할 때 말 한마디라도 해봤는가? 너무너무 친해서 콩 한쪽도 나눠먹으려 하던 그 북한과 공조라도 해봤는가?
 평화 좋고 화합이고 우의도 다 좋은데, 남의 조상이 태어났다는 성지를 이름 바꾸어 자기 땅으로 만드는 게 평화, 화합인가? 남의 메달 빼앗아 슬쩍 내거로 만드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게 이른바 우의를 덕목으로 치는자들의 손님맞이던가?
 우리 어른들, 명색이 말로 먹고 산다는 정치지도자건, 깡으로 먹고 산다는 스포츠 지도자건 왜 눈가리고 아웅도 못하느냐 말이다. “백두산은 우리 땅! 맞다고요. 우리 애들 틀린 말은 안했구만. 고것들, 애들이 귀엽자고 한 짓인데 좀 봐주슈”라고 점잖게 뺄 일이지 사과는 뭐고 재발방지는 뭐 비틀어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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