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집단탈당을 개탄한다
  • 경북도민일보
열린우리당 집단탈당을 개탄한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수 / (언론인)
 
 집권당에 정당사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대선을 10개월 앞 둔 시점에 집권당이 분당에 직면, 무너지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김한길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23명의 여당의원이 집단탈당을 결행했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의석이 133석에서 110석으로 줄어 원내 제 2당으로 추락했다. 127석을가진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어부지리로 가만히 앉아서 원내 제1당이 됐다. 의회권력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여권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 시작되고 정국이 춤을 추며 정계개편이 재점화되는 등 혼미한 정국이 가시화되고 있다. 2월 국회민생법안 처리는 벌써 물 건너간 양상이다. 국민은 희한한 정국에 그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국민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야말로 일부 국회의원들의 `정치희화(戱化)놀음’으로 정치판이 요동치는 삼류정치가 횡행하고 있다.
 집단 탈당의원들은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란 제목으로 탈당을 위한 대의명분을그럴듯하게 내걸었다.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국민통합신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눈과 귀에는 그들의 대의명분이 전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국민은 그들의 정치 행보를 보면서 슬프다 못해 쓴 웃음을 짓고 있다.
 그들의 행태는 차기대선과 연이은 총선에서 살아남아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몸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부분 과거 개혁을 그렇게도 외치며 여권에서 온갖 감투와 권세를 차지하고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이며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을 옹호했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정작 자신이 몸담고 있던 집안이 어려워지자 새 집을 지어야만 잘 살 수 있다며 집을 뛰쳐나가 버린 격이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 사람들이 각종 정치 슬로건과 명분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서 신뢰와 믿음을 얻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민심을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국민 신의와 당에 대한 책무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다음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인은 결코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 국민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않고 다음 선거만을 위해 탈당하는 정치꾼이나 정상배, 또는 개인영달을 위해 쉽게 당적을 바꾸는 철새정치인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 특히 국회가 열린 시점에, 여당 원내대표가 대표연설을 하는 날, 그것도 수석당원인 노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하는 날, 전당대회를 코 앞에 두고 자신이 몸담고 있던 당에 비수를 들이댄 정치인들은 최소한의 정치 도의마저 저버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아직도 일부 정치인들은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것 같다. 오늘의 국민이 어제의 국민과 같은 줄 알고 있다. 민심은 아침 저녁으로 변한다고 자위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충격파도 가라앉고 민심도 바뀐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뻔뻔하고 파렴치한 언동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도 만만하지도 않다. 60여년 정치 풍상을 겪어오면서 우리 국민도 이제는 정치가와 정치꾼 정도는 구분할 줄 아는 안목을 가질 만큼 성숙해 있다.
 탈당파든, 당 사수파든, 통합신당파든 여당이 지금처럼 집권 책무를 팽개친 채 지리멸렬한 정치싸움을 이어간다면 결코 내일이 없음을 지금이라도 깨닫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