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귀하신 몸’…“이제 부르는 게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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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귀하신 몸’…“이제 부르는 게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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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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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세난 전방위 확산, 외곽·대형·다세대까지 가격 상승

 “지금은 얼마가 올랐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아예 매물 자체가 없는데 가격을 따지는 게 무슨 소용이예요.”(서울 성동구 월드 공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전세난이 진정될 기미 없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 20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의 전세는 워낙 귀하디귀한 몸이 돼 이제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
 잠실 1∼4단지의 중소형 아파트를 주로 취급하는 J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109㎡(33평)의 경우 7월보다 전셋값이 7000만~8000만원이나 뛰었다”며 “33평형의 경우 매물이 나오자마자 빠지고, 예전에는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던 40∼50평대 역시 매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작년 10월까지만 하더라도 평균 5억 2000만∼3000만원대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 109㎡ 전세는 현재 6억 5000만원 안팎에 세입자를 맞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겨울에는 7억원대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J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망했다.
 도심과 비교적 가까워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월드공인 역시 전세 거래는 `개점 휴업’ 상태.
 곽화자 실장은 “올들어 전세 계약서를 2건 써봤다”며 “지금은 전세가 얼마나 올랐느냐가 의미가 없다. 평형대에 상관없이 매물이 워낙 귀해 `부르는 게 값’일 지경”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곽 실장은 “내년 6월에 결혼하는 커플이 전세를 구하기 위해 벌써부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결혼이 임박한 예비부부들은 전세를 찾다 지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월세나 반전세로 향한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울과 수도권 요지의 중소형 아파트에 주로 집중됐던 전세난은 이제 수도권 외곽, 대형아파트, 다세대 주택 등으로까지 빠르게 번지는 모양새다.
 분당에 살며 서울 을지로의 직장에 다니는 S씨는 전세를 놓은 인천 청라지구의 40평대 아파트 재계약 기간을 앞두고 최근 거래하는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가 깜짝놀랐다. 작년 봄 1억2000만원에 세를 놓은 이 아파트의 전세 시세가 1억7000만원까지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S씨는 “작년에 전세를 놓을 때만해도 대출이 과도하게 끼어있는 집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을 정도였는데 전세난이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라며 “내년 봄까지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전세금을 더 받아 대출을 갚거나, 오른만큼 월세를 받아 대출 이자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과 분당, 과천, 평촌 등 전세 수요가 많은 수도권 인구 밀집지에서 물량이 아예 자취를 감추면서 인천 청라처럼 그동안 인기가 없던 수도권 외곽의 전세까지 덩달아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 전세 물량 부족이 심화되며 그동안 `찬밥’ 신세였던 초대형아파트의 전셋값마저 함께 치솟고 있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의 규모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전국의 전용면적 135㎡를 초과하는 초대형 아파트의 전셋값이 0.36% 상승했다. 이는 전세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60㎡ 이하 소형아파트의상승률(0.34%)을 앞지른 것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중소형 전세 매물이 워낙 귀해 대체제로 대형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사실 20평대 아파트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매물이 없다고 50평대 아파트 전세를 얻는 일이 현실적으로 많지는 않다. 대형 평형 전세가 상승은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아파트 전세를 찾다가 포기한 사람들은 단독·다가구 전세로 눈을 돌리지만 실제로 전세 계약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단독·다가구 전세가 밀집한 종로구 통인동의 삼성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은 단독과 다가구 전세도 매물이 ’가물에 콩 나듯` 나온다”며 “저금리 기조 속에 집주인들이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소유 주택을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폭주하는 전세난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선덕 소장은 “저금리로 인해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며 전세 물량 자체가 줄고 있다”며 “이 추세를 막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세난은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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