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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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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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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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위기로 달려가는 한나라당-
 
오 윤 환 / (언론인)
 
한나라당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박근혜 이명박 두 유력 주자간 `후보 검증’ 갈등이 극한대립으로 굴러가면서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결국 두 사람이 각각 제 갈길 간다는 불길한 조짐이다. 누가 한나라당을 깨고 나갈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여권의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한 한나라당 후보들끼리  경쟁해도 승리할 자신만 있다면 둘 중 한 사람이 이탈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 전 서울시장은 `정인봉 공세’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50%를 넘나들던 지지도가 30%대로 주저앉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와있다. 이 전 시장측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애초 정 변호사의 폭로가 `허풍’으로 손가락질 받으면서 이 전 시장 지지도가 오를 기미가 보이는가 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보좌관 출신 김유찬 씨가 이 전 시장으로부터 `위증’ 대가로 현찰을 받았고, 해외도피를 종용받고 또 돈도 받았다는 내용을 폭로함으로써  사태는 급전직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시장측은 정 변호사와 김 씨의 폭로 배후에 박 전 대표가 있음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정치적 음모’라는 비난은 박 전 대표를 향한 것이다. 특히 정 변호사의 폭로와 김 씨 기자회견이 박 전 대표 미국 방문중에 이뤄진 것을 교묘한 증거로 간주하고 있다. 한마디로 분위기가 부글 부글 끓고 있다. 정 변호사 폭로에 대해 박 전 대표가 “국민들이 판단할 내용”이라고 감싸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자극적이다.
이 전 시장으로서는 정 변호사와 김 씨의 폭로를 `김대업식 폭로’라고 맹렬히 비난하지만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1996년 선거법위반 혐의가 인정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때는 선거비용 과다 사용과 허위신고만 문제가 된 것으로 국민들은 알고 있을 뿐이다. 당시 법원은 이 전 시장측이 김 보좌관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사실도 유죄로 인정했지만, 이 전 시장이 판결에 앞서 의원직을 사퇴했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범인도피 뿐만 아니라 법정 허위증언 유도를 위해 1억2000만원을 김 씨에게 줬다는 청천벽력같은 주장이 나온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지지도 1위를 달려온 이 전 시장으로서는 최대 난관에 봉착하고 만 셈이다. 지지도가 30%대로 추락한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들이 그 폭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이 전 시장으로서는 정 변호사와 김 씨의 폭로와 주장을 무시하는 것 밖에 방법이 있을 수 없다. 김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자니 위증교사에 거금을 줬다는 의혹이 새로 수사의 도마에 오르는 사태에 봉착해야 한다. 위증교사는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경우 검찰은 위증을 증명하기 위해 거금을 이 전 시장이 제공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해야하기 때문이다. 고소를 하자니, 안하자니 고민스럽다
그래서 박 전 대표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이 기다리고 있다. 반격 자료도 어느 정도 준비된 눈치다.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를 절대 공격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이런 `절제’가 통할지 알 수 없다. 박 전 대표의 개인재산, 12·12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진 성북동 주택, 개인생활 등으로 보인다.
이미 설 차롓상에 오른 이 전 시장의 도덕성은 심각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박 전 대표 지지도는 최근 방미 활동에 곁들여져 상승세다. 그걸 꺾어야한다는 절박함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 위기설, 분당설이 끊임없이 나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전면전에 들어가면 두 사람의 지지율도 요동칠 것이 뻔하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 “딴살림을 차려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면 깨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 1987년 대통령직선제만 믿고 당선을 확신한 김영삼, 김대중 씨가 독자출마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움직일지 모른다. 여권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이 두사람이 개판 치면 손 전 지사로서도 당을 지킬 이유가 없어진다.
한나라당이 위기다. 위기는 당과 후보 지지도가 높은 데서 오고 있다. 부자 집안이 망하는 이유가 재산을 노린 아들간 싸움에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은 정권을 눈앞에 두고 자해공갈극을 펼치는 것과 다름없다. 또 한번 죄를 지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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