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보디가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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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보디가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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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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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란 후 암컷이 떠나간 자리에서 새끼들을 보호·양육하는 수컷 가시고기. 제 살을 깍아 새끼들을 키우는 애끓는 부성애의 가시고기는 `아버지’란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고리처럼 연상된다. 여기 그 가시고기를 닮은 두 영화가 있다. 이번 주 개봉영화 `행복을 찾아서’와 추천비디오 `효자동 이발사’.
 `행복을 찾아서’는 노숙자 출신 기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통해 결코 아들의 손을 놓지 않았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은 영화 `맨 인 블랙’으로 유명한 윌 스미스. 송강호의 연기가 돋보이는 `효자동 이발사’는 1960~70년대 절대 권력자의 전용 이발사가 치르는 파란만장한 삶과 부성애로 감동을 더한다.
 
새영화 `행복을 찾아서
 
노숙자에서 기업가로 `기적같은 성공’
그 속엔 아들 향한 뜨거운 사랑 있었다

 
  
 
美 2억만 달러 자산가의 감동 실화
윌스미스, 아들과 함께 연기 `화제’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는 아버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맨 인 블랙’ `인디펜던스 데이’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등의 영화로 유명한 윌 스미스가 주인공.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믿음직한 아버지 크리스 가드너를 연기했다.
 SFㆍ액션 블록버스터로 친숙한 액션스타 윌 스미스가 아버지 연기도 잘했을까 궁금해하는 관객이 많을 듯. 혹자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 먼저 영화를 본 관객으로서 귀띔한다면 그를 믿어도 좋다.
 샌프란시스코 의료기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는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한물간 의료기기는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는 엉터리 유치원에서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다 잠들기 일쑤. 세금도 못 내는 형편에 자동차까지 압류당하자 참다 지친 아내마저 두 사람에게서 떠나버린다.
 살던 집에서도 쫓겨난 가드너 부자. 지갑에 남은 전재산이라고는 달랑 21달러 33센트뿐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크리스토퍼를 보살피던 크리스는 성공한 주식중개인을 만난 이후 “남이 할 수 있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자산관리회사 인턴십에 지원한다. 덜컥 붙긴 했지만 무보수에 경쟁률도 60대1. 크리스는 학력도 경력도 내세울 것이 없지만 아들과 함께 노숙자 시설과 지하철 화장실 등을 전전하면서도 정식사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행복을 찾아서’는 자산관리회사 `가드너 앤 리치 컴퍼니’의 설립자 크리스 가드너의 굴곡 많은 인생을 영화화했다. 크리스 가드너는 노숙자에서 1억8000만 달러의 자산가가 된 월스트리트의 전설 같은 인물. 그의 이야기가 미국 ABC TV의 시사프로그램 `20/20’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고, 이후 출간된 크리스 가드너의 자서전 또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나 영화는 노숙자 출신 기업가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유치장ㆍ버스정류장ㆍ지하철 화장실 등을 오고가며 밤을 새울 때도, 고객을 찾아 정신없이 발품을 팔때도 결코 아들의 손을 놓지 않았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영화는 극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들을 지킨 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스크린 곳곳에 배치했다. 고난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크리스가 아들에게 연거푸 되뇌는 “나를 믿어(You Trust Me)”라는 말은 아들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아버지로서의 강한 의지를 느끼게 한다.
 각 에피소드는 눈물을 쏟게 하고 가족을 생각하게 만든다. 뻔한 성공 스토리지만 나를 반추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순기능은 재미 이전에 이 영화가 가진 최대 장점이라고 하겠다.
 앞 부분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영화 후반부에서 만나는 감동은 이를 보상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알리’를 통해 윌 스미스가 보여준 연기력은 `행복을 찾아서’에서 배가 됐다. 윌 스미스가 이 영화에서 친아들 제이든과 부자 연기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체 관람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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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비디오 <효자동 이발사>
 
소심한 이발사 소박한 아버지의
소중한 아들 살리기

 
 
 
 좀처럼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 송강호의 연기, 1960~70년대 근대사와 시대상의 맛깔스러운 재현, 대통령의 이발사가 된 소시민의 `모험담’,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감동까지 영화의 장점은 많다.
 송강호의 코미디 연기는 늘 그랬던 것처럼 유쾌해 보이고 그가 보여주는 감동적 아버지의 모습은 어색하지 않게 코미디와 섞여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자리에 다른 배우를 대입시키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송강호다운 인물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억척스러운 경상도 아줌마 민자 역을 맡은 문소리의 연기도 부족한 게 없어 보이고 윤주상이나 정규수, 오달수 등 연극 쪽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마을 사람들 캐릭터도 탄탄하다.
 영화의 시작은 사사오입 개헌이 있은 지 몇년 뒤인 1960년. 효자동의 왕씨네 만두집에는 이발사 한모와 면도사 민자가 실랑이중이다.
 민자는 한모의 애를 임신한 지 5개월. 한모가 애를 안 낳겠다는 민자를 설득하는 논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사사오입 개헌이다. “뱃 속의 애가 다섯 달이 넘으면 낳아야 된다는 얘기야”
 카메라는 이후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 등으로 시대 배경을 옮겨가며 한모의 뒤를 따라간다. 그저 나라가 하는 일은 옳은 일일 거라며 3.15 부정선거에 한몫했던 한모. 4.19혁명이 있던 날은 아들 낙안이가 태어난 날이다.
 여태까지 평범하지 않던 역사를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모의 인생에 결정적 전환점이 된 것은 5.16 쿠데타가 있은 지 얼마 뒤. 대통령 경호실장의 눈에 든 한모는 이제 대통령의 전용 이발사 생활을 시작한다.
 소심한 동네 이발사가 군인 출신 대통령을 대하기는 쉽지 않은 일. 가르마 타기는 얼마나 조심스러우며 면도할 때는 또 얼마나 신경이 쓰이겠는가. 간혹 대통령과 함께 하는 술자리나 가족 동반 식사 자리도 가시방석이다.
 전반부에는 캐릭터와 이들이 처한 상황을 중심으로 웃음을 전달하던 영화는 아버지 성한모의 아들 사랑이 강조되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감동과 판타지를 섞어 놓는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이런 전환이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갑작스럽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것은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다.
 감독은 데뷔작에서 자신이 직접 쓴 탄탄한 시나리오를 매끄럽게 화면 위로 풀어내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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