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돌연한 평양방문을 놓고 말들이 많다. 야당이 남북정상회담 주선을 위한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라고 주장하자, “특사가 아니다”는 청와대 부인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는 어차피 노 대통 정치특보다. 그런 그가 `특사가 아니다’고 우기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성격상 이 전 총리를 대북특사로 봐야 할 이유가 너무도 많다. 일단 청와대는 그의 특사 성격에 대해 “그의 방북은 사전협의도 없었고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성격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 방북은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대통령 정치특보가 평양을 간다는 데 이를 알고서도 아무 상의도 않았다면 그건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
청와대는 기자들이 이 전 총리 방북 성격을 꼬치꼬치 따지자 “특사를 보낸다손 쳐도 그게 잘못된 일이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것은 없지만 잘 돼서 돌아올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남북정상회담 협의 성과를 기대했다. 그렇다면 솔직히 “특사를 보냈다”고 하는 시인하는 게 정직하다. 특히 청와대는 정동영 전 통일장관 방북 때도 특사가 아니라고 했다가 그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자 `특사’라고 말을 바꾼 적이 있다.
문제는 왜 정부가 이처럼 남북정상회담에 올인한다는 인상을 주느냐는 것이다. 누가 봐도 특사 파견인데 아니라고 우기는 것도 석연치 않고, 이 전 총리 방북 배경에 노 대통령 측근 안희정 씨가 어른 거린다는 설이 또 그렇다. 야당이 “대선용 남북정상회담에 목을 걸었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런 이유로 이해된다. 남북정상회담도 좋다. 그러나 회담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폐기를 위한 회담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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