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3년 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지지를 드러내놓고 호소함으로써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로 탄핵소추됐다.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의사봉을 잡았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탄핵 주역이라는 꼬리표에 오히려 감사한다” “다시 돌아가도 당당히 의사봉을 잡겠다” 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대표로 탄핵에 앞장섰던 최병렬 전 대표도 “탄핵만 됐어도 나라가 이 지경은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역풍으로 총선에서 낙선했으나 작년 국회의원 보선에서 당선돼 명예를 회복한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시간이 갈수록 옳았다는 확신이 더 든다”고 잘라 말했다. 탄핵에 앞장선 인사들은 여전히 “탄핵은 정당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탄핵에 눈물을 흘렸던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탄핵을 “민주주의의 파괴”로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큰 오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응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열린우리당이 차기 대권예비주자로 떠받드는 박원순 변호사까지 “장식물에 불과했던 헌법 속 탄핵 소추가 현실적으로 사용됐다”며 “탄핵은 정치적 혼란이면서 동시에 민주주의 정착의 한 과정이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탄핵을 긍정하는 발언이다. 물론 탄핵은 역사가 됐다. 그러나 그 교훈은 노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권이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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