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빗소리 유달리 좋은 곳이란 / 초옥에서 낮잠 자는 그때로구나 ./ 찬 개울을 좍좍 침노해 들고 / 비스듬히 날아 솔솔 바람을 쫓네. / 버들은 나직하여 푸른빛을 머금었고 / 꽃은 무거워 선홍이 젖었네그려 ./ 농사하는 이들 웃음으로 대하며 / 집집마다 풍년 들기 바라는구려.” 정도전(鄭道傳)의 삼봉집(三峯集)에 나오는 글이다. 모든 것이 순후(淳厚)한 농촌의 모습이 떠오른다.
올해 7, 8월 날씨는 농민에게는 최악이다. 7월 한달은 마른장마로 비 구경을 하지 못했다. 이어 8월은 햇볕 구경하기 힘든 나날의 연속이다. 이달 들어 경북도에 비가 내린 날은 평균 14.6일 다. 예년의 평균은 7.4일 이었다. 지난 1~18일 사이 기상 분석이다.
그러잖아도 올해는 추석이 빨라 과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손길이 바쁘다. 갈길도 멀고 할일도 많건만 날마다 비가 쏟아지니 결실이 잘 될 수가 없다. 과수 밑에는 낙과가 수두룩 하다. 포도 나무를 보면 열과가 가득하다. 과수농의 속 또한 터질 일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못난이 농산물’이 환영받는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실속상품을 고르는 손길이 예뻐 보인다.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의식이 농민, 업체, 소비자를 세겹 줄로 붙잡아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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