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
김광현 지음 l 공간서가 l 432쪽 l 2만8000원
“저는 어릴 때부터 건축을 사랑했거든요.”
대학 면접장에서 건축학과 교수들이 흔히 듣게 되는 수험생의 대답 중 하나다.
영화 ‘건축학개론’·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에서 보이는 건축가의 모습은 쿨하고 멋있다. 건축계 일각에서는 대중문화 속 이미지 덕분에 건축가에 대한 인기가 오른다고 좋아한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신간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에서 이런 수험생이나 기성 건축가 모두 “건축을 개인적, 낭만적으로 이해하지 현실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실천적 학문으로 보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김 교수는 서문에서 “한국 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건축과 사회가 점점 더멀어지고 있고, 함께 해야 할 일이 건축가 개인과 그의 작품이라는 사적인 회로 속에 숨어버리고 있음을 너무 자주 본다”며 “오늘의 건축가는 말로는 사회를 말하지만, 실은 사회에 복종한다는 의미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날 선 독설과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 건축의 현실은 자기중심적이고, 폐쇄적이며, 분파적이고, 이기적이다. 밖에 대해 이야기를 걸 줄 모르고, 심지어는 자신이 받아야 할 대가에 대해서도 아무 말도 못하는 지식집단. 그런데도 ‘통섭’이니 ‘경계를 넘어서”라고? 다 사치스러운 말이다. 이 좋은 말을 작품 설명에 쓰려고 하기보다, 현실에서 해결하시라.”(196쪽)
책에는 “제대로 숙성되지 못한 채 짧은 시간 동안” 덩치만 커버린 한국 건축계에 대한 반성과 향후 과제 등이 가감없이 담겼다.
창간 48주년을 맞는 월간지 ‘공간(SPACE)’이 새롭게 선보이는 단행본 브랜드 ‘공간서가’(SPACE Books)의 첫 책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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