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없는’ 이명박 캠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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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장 없는’ 이명박 캠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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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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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앤 뉴스
 
 
 한나라당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개인 사무실은 「안국포럼」이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건너편 서흥빌딩 11층에 있다. 이 사무실에 상주하는 사람은 약 30명. 출근 시간은 오전 8시다.
 이곳이 이명박 후보의 이른바 「대선 캠프」다. 근무자들의 명함에는 직책, 즉 「계급」이 없다. 안국포럼이란 로고 아래 본인 이름과 연락처만 달랑 적혀 있다. 정책특보나 홍보특보, 보좌관 같은 그 흔한 직책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
 이 사무실에서 이명박 후보로부터 유일하게 「계급장」을 부여받은 사람은 비서실장(주호영 한나라당 의원) 한 명뿐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면 캠프를 설치하고 참모를 기용하는 것이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다. 그러나 기업가 출신인 이명박 후보는 대선 캠프나 참모 조직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측근들은 말했다.
 측근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캠프 설치를 건의했으나, 후보가 모든 것을 다 하는 판에 캠프나 참모 조직이 왜 필요하냐며 묵살했다는 것이다. 「계급장」부여에 대해서도 특정 직책을 주면 그 일만 하지만 직책을 주지 않으면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더라도 캠프나 참모란 명칭은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측근들은 이를 이명박 후보의 「독특한 대선 캠프관」이라고 불렀다.
 이명박 후보가 사무실 근무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자원봉사자 정신으로 일하라는 것, 또 하나는 선수라고 불릴만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사무실 근무자들은 여직원과 운전기사를 제외하곤 봉급이 없다. 이를 빗대, 근무자들은 스스로를 「백수」라고 부른다.  
 이명박 후보의 한 측근은 『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의 「엄청난」 신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을 이명박 후보 본인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원봉사 정신을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가 수시로 찾는 사람은 전문성을 갖춘 선수들이다.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경우의 수를 잔뜩 나열하면 두 번 다시 찾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그 곁을 떠난 사람도 꽤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명박 후보 진영에서 불협화음이 나온 적이 없다. 그 이유에 대해 한 측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50%를 넘고 있는 것은, 캠프를 잘 운영하고 실력 있는 참모들이 능력을 발휘해서가 아니다. 경제 회복과 선진화를 바라는 이 시대의 정신이 CEO형 엘리트인 이명박 개인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측근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급」에 연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계급이 없는 이명박 캠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이 캠프는 당연히 `청와대’나 내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후보를 잘 알고 선거에 기여한 사람들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명박 캠프 사람들은 계급장 없이도 열성껏 일할 것이다.
 노무현 후보가 2002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캠프의 컨셉이 비슷했다. 노 후보를 정점으로 상하 관념없이 수평적 협업형태 였다. 그런 동지정신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회창 캠프에는 총리와 장관들만 가득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총리할 사람과 장관 할 사람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니 득표활동이 제대로 될리 만무했다. 심지어 법무장관만 10명이 넘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 후보 주변에 대법관,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들이 그렇게 많다는 얘기였다.
 이명박 캠프 성격은 그가 중동 사막에서 달러를 벌어들일 때의 모습을 상상케 한다. 때로는 현장소장으로, 또 십장으로 근로자들과 땀을 흘리며 달러를 벌어들이던 그 모습이다. 이 후보의 `십장 정신’이 대통령선거에서 통해 대통령으로 취임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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