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 둘러싼 세계의 갈등·위기 재조명
  • 이부용기자
水 둘러싼 세계의 갈등·위기 재조명
  • 이부용기자
  • 승인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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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워터스케이프: 물의 정치학’展

▲ 소원영作 ‘세계 물 분쟁지도’
[경북도민일보 = 이부용기자] 국제적으로 물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2015 대구경북세계물포럼을 기념해 ‘워터스케이프: 물의 정치학’展을 오는 3월 29일까지 1, 2전시실 및 2층 테라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가와 영토, 국경과 분쟁 대상으로서의 물과 물의 사유화를 둘러싼 갈등에 주목한다.
 국내외 작가 40명으로 구성됐다. 영상 및 설치 작품 등 33점을 선보인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비디오 아트의 전통과 영화 미학, GPS, 인터넷, 인터렉티브, 데이터 시각화 프로그래밍 등 유동적인 속성이 강한 뉴미디어 테크놀로지를 통해 물이라는 주제에 접근한다.
 전시제목인 ‘워터스케이프(Waterscapes)’는 문화이론가 아르준 아파두라이가 전지구화 시대에 서로 다른 국가 혹은 지역의 사람, 자본, 기술, 미디어, 이데올로기들이 상호 유동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경관(-scapes)’이라는 접미어를 사용한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의 유동적인 역학반응들의 결과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라본 아파두라이와는 달리, 이 전시의 참여자들은 그가 말한 다섯 가지 경관의 상호작용이 발생시킨 결과물로서의 ‘물의 경관 (Waterscapes)’을 인류의 시급한 대처를 요구하는 위기로 제시한다.
 주목할 만한 작품은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인 알프레도 야르의 ‘Geography=War’이다.
 이 작품을 위해 알프레도 야르는 1988년 이탈리아의 기업들이 유독성 산업폐기물을 수백 개의 드럼통에 담아 나이지리아의 한 해안마을에 폐기하면서 주민들이 수질오염으로 인해 질병에 걸리거나 죽음에 이르게 된 사건 현장을 방문했다.
 유해물질이 묻혀있는 폐기장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이를 라이트박스에 담아 50개의 드럼통에 담긴 물에 투영함으로써 아프리카와 남미 등 소위 제3국가들이 겪고 있는 ‘선진국’들의 횡포를 목격하게 만든다.
 또한, 국가의 경계에 관해 작업해 온 프란시스 앨리스는 흑해의 물을 퍼서 홍해에 쏟아 붓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작업을 선보인다.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이 행위는 그것이 진행되는 공간이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이라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정치적으로 해석된다.
 터키를 가로질러 시리아를 거쳐 요르단에 이르는 흑해에서 홍해까지의 경로와 그 과정에서 겪었을 각종 규제와 절차들이 배제된 채, 그저 한 양동이의 물을 뜨고, 쏟아 붓는 작가의 무심한 제스처는 순식간에 서로 뒤섞여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물과 중첩되면서 영토와 국경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무수한 분쟁들을 무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이자 액티비스트인 소원영은 데이터 시각화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지난 100여년간 전세계에서 벌어진 물을 둘러싼 분쟁 지도를 제작했다.
 인터렉티브 지도는 20세기 후반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했던 물을 둘러싼 전쟁이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전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기후변화와 물의 위기, 그리고 그로 인해 한 국가가 사라질 운명에 처한 상황에 주목하게 만들었던 몰디브관 ‘이동용 국가’가 ‘전시 속의 전시’로 재구성된다.
 전시장에서는 인도의 물 문제를 조명한 9편의 영화, 2004년 인도양을 강타했던 쓰나미의 최대 피해지역인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몰디브, 스리랑카를 방문해 쓰나미 이후의 삶을 기록한 크리스토프 드래거와 하이드룬 홀츠파인의 다큐멘터리 ‘쓰나미 건축’도 상영된다.
 전시관계자는 “예술적 실천과 사회적인 실천의 다양한 접점을 제시함으로써 ‘물의 위기’에 대한 인식의 확장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의 054-250-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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