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외주사 대표의 포항상의 회장 불출마는 불문율”
  • 김호수
“포스코 외주사 대표의 포항상의 회장 불출마는 불문율”
  • 김호수
  • 승인 201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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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포항상의 회장은 지역 상공인에 돌려줘야”

[경북도민일보] 포항상공회의소 상공의원 선거(3월 19일)와 회장 선거(3월 25일)를 앞두고 포항 여론이 비등(沸騰)하고 있다. 지역경제는 침체되는데 회장 후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역 경제계가 분열되고, 지지자 사이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사태를 목도하면서 뭔가 “잘못 되고 있다”는 느낌을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구나 회장 선거에 포스코 외주사 대표로 알려진 두 사람이 포항 경제를 ‘대표’하겠다고 잇달아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상의가 독립성을 잃고 <포스코 방계조직>으로 성격이 규정되는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만만치 않다. 또 600개가 넘는 당연 회원 기업 가운데 불과 200여개만이 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포항상의의 폐쇄성도 경제계와 시민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무엇 보다 포스코 외주사와 자회사 대표의 출마는 포스코 관련 회사 대표가 포항상의 회장 선거에 불출마해온 오랜 불문율(不文律)을 뒤흔드는 것이다. 포항상의를 구성하는 상공의원 48명(특별의원 2명 제외) 가운데 과반인 25명이 포스코 외주사나 자회사 또는 납품업체 대표로 포스코 영향권 안에 들어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 외주사 대표가 회장까지 차지한다면 상의의 위상은 ‘포스코상공회의소’로 전락하게 된다.
 포항상의 회장을 포스코 관련회사 대표가 맡은 것은 극히 예외적이었다. 1988년 제13대 포항상의 회장에 당선된 박성록 회장이 거의 유일한 케이스다. 그 박 회장도 취임 반년도 안돼 박태준 포스코 회장이 ‘포항상의 회장은 지역 상공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격노해 사퇴해야 했다. 박 회장의 뜻은 포항상의회장이 포스코 눈치를 살피지 않는 경영인이 맡아 포항 지역 경제계를 포스코와 독립적으로 대표하고 이끌어 나가야한다는 의미다.
 이번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병재, 윤광수 예비후보 등은 서류상으로는 포스코 외주사 대표는 아니다. 그러나 두 예비후보가 외주사 대표임을 지역사회에서는 다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결국 포스코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다. ‘포항상의 회장은 지역 상공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박태준 회장의 충고를 다함께 새길 필요가 있다.
 포항의 경제 구조는 포스코가 기침을 하면 계열사 및 하청업체는 감기를, 지역민은 독감을 앓을 정도로 그  의존도가 심하다. 최근 5년간 포스코가 포항시 전체 세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5%이며, 포항철강공단(포스코 포함) 전체는 30.3%다. 우리나라 경제가 삼성과 현대자동차에 의존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포스코가 포항에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2012년 포스코가 포항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390억원이다. 2011년 580억원에 비해 190억원(32.8%)이나 줄었다. 2013년 포항시 지방세 수입 2874억 중 포스코가 납부한 세액은 236억 원으로 8.2%에 불과했다. 그 의존도는 더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포항이 포스코와 동행(同行)하되 독립적 경제구조를 갖춰야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포항상의 회장 선거도 이같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옳다. 우리 경제가 삼성과 현대로부터 자유로와야 하는 것처럼 포항 역시 포스코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와 함께 포항상의 회장선거를 혁신해야 한다는 게 많은 상공인과 시민들의 바람이다. 상의회장의 독립성 뿐만 아니라 상의 구성을 다양화하고,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웃인 경주상의의 상의의원이 78명인 데 반해 포항이 50명인 것은 경제규모로 볼때 비정상이다. 상의 의원을 확대하면 포스코 연관 기업인이 차지한 과반의 상의의원 비율 조정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700개에 가까운 당연 회원 기업 가운데 200여 업체 회원 만이 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것도 비정상이다. 회비(會費)를 납부하는 기업인에게만 투표권을 준다지만 회비를 낮춰서라도 많은 기업인이 참여하도록하는 게 바람직하다.
 포항상의 회장 선거가 머지않았다. 포항 경제계와 포스코는 포항 발전을 위한 포항상의 구성의 옳은 방향을 고민하고 상의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 그건 1988년 ‘포항상의 회장은 지역 상공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박태준 회장의 준엄한 당부를 새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왕이면 상의회장 선거가 후보  간, 지지자 간 갈등을 낳는 ‘경선’보다 단일 후보를 추대해 선거를 축제(祝祭)처럼 치르는 것도 포항 경제계의 화합을 위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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