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파이넥스, 글로벌 철강신화 새로 쓰다
  • 이진수기자
포스코 파이넥스, 글로벌 철강신화 새로 쓰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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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혁신의 결정체… 200만톤 규모 생산현장을 가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에서 직원들이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순수 기술의 파이넥스는 100년 세계 철의 역사를 새롭게 쓴 차세대 혁신제철 공법인다. 사진=포스코 제공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17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에서 제철소 도로를 타고 저속으로 운행했다.
소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수목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형산강변을 지나니 영일만 바다가 끝없이 펼쳐졌다.
3월 봄바람이 바다에 넘실거렸다. 정문에서 약 8㎞를 달리자 거대한 철구조물의‘파이넥스 3공장’이 들어왔다.
취재에 동행한 회사 관계자는 “이곳이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이다. 파이넥스는 세계 철의 역사를 새롭게 쓴 차세대 혁신제철 기술이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자부심, 기술력을 느낄수 있었다.

 ■ “대·중소 동반성장 모범” “도전과 혁신의 결정체”
 지난해 12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파이넥스 3공장에 대해 “37개 중소기업이 포스코와 협업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2007년 5월 30일 포항제철소에 파이넥스 2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준공식에 참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파이넥스는 도전과 혁신의 결정체”라며 “포스코는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잘 보여준 모델”이라고 밝혔다.
 두명의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특정 설비를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포스코 파이넥스가 무엇이길래 세계 철강사들이 포스코의 기술에 놀라고, 대통령까지 극찬하는 것일까.
 ■ 포스코 고유기술… 경제성·친환경성‘우수’
 파이넥스(FINEX) 공법은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고유기술이다.
 기존 고로(용광로) 공법에 비해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성’과 대기오염물질을 대폭 줄이는 ‘친환경성’이 최대 장점.
 고로는 말 그대로 ‘키가 큰 용광로’라는 의미. 석탄과 철광석을 고로의 맨 윗부분으로 끌고 올라가서 쏟아붓는 방식이다.
 쇳물은 고로의 아랫부문에서 뜨거워진 석탄이 철광석을 녹이면서 만들어진다.

 가장 뜨거운 부문의 온도가 섭씨 1600도까지 올라간다. 이때 석탄과 철광석은 각각 덩어리 형태의 코크스와 소결광으로 만들어 집어 넣어야 한다.
 이는 가루로 만들어진 석탄과  철광석이 고로 안으로 들어가면 고로 밑에서 불어넣는 열풍을 타고 떠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쇳물이 만들어지는 효율이 떨어진다.
 더욱이 원료를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이 대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이 대기중으로 퍼진다.
 반면 파이넥스는 원료를 외부에서 가공하지 않아도 된다.
 가루 형태의 석탄과 철광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로의 필수 과정인 소결 및 코크스 공정을 생략한다.
 따라서 고로에 비해 투자비가 20% 정도 싸다.
 또 분말 형태의 석탄과 철광석은 가격이 저렴해 쇳물 제조 원가는 고로의 83% 수준이다.
 특히 파이넥스는 친환경적이다.
 오염물질 배출은 고로의 10분의 1수준이다.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이 고로에 비해 각각 8%, 4%에 불과하다, 먼지는 21%밖에 배출되지 않는다.
 굴뚝산업이라는 제철소 이미지가 파이넥스 공법으로 인해 친환경산업으로 탈바꿈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은 질이 낮은 철광석과 석탄으로도 좋은 품질의 철을 만들 수 있는 포스코만의 신기술이다. 기존 고로 공법에 비해 비용은 20% 이상 절감하고, 황·질소산화물 같은 유해물질을 90% 이상 줄이는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
 ■ 1992년부터 연구개발… 연산 200만t 성공
 포스코는 1992년부터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 들어가 5541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했다.
 1999년 파일럿 플랜트에 이어 2003년 포항제철소에 연산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파이넥스 1공장·투자비 1577억원) 가동을 시작했다.
 2004년 8월 파이넥스 2공장을 착공, 2007년 5월 30일 준공했다. 연산 150만t이며 투자비는 1조600억원. 최초의 파이넥스 상용화다.
 포스코는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로도 환경친화성이나 투자비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평가받았다.
 하지만 14세기에 개발돼 현재까지 안정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고로 공법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011년 6월,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투자비 1조3000억원) 건설에 들어가 지난해 1월 정상 가동했다.
 포스코의 도전정신과 기술개발의 성과다.
 김태훈 파이넥스 3공장장은 “100년 이상 철강 조업 역사를 지닌 유렵 등 철강 선진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차세대 혁신 철강제조 공법을 50년도 안된 포스코가 성공함으로써, 세계 철강사들은 한국의 포스코를 다시 한번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이넥스가 1992년부터 지금의 최고 기술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들의 참여도 꾸준히 이어졌다.
 파이넥스 3공장 설비의 80%를 국내 37개 주요 중소기업에서 제작했다. 2810억원 정도의 설비 물량이다.
 특히 파이넥스를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이넥스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모범”이라고 말한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상인들, 장사‘신바람’… 포항경제 활성화
 파이넥스는 포항지역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철강의 본산 포항제철소에 파이넥스 1·2·3공장 건설에 총 2조5177억원이 투자됐다.
 대규모 공사로 하루 평균 1200여명의 건설인력들이 포항제철소에 투입됐다.
 인력 부족으로 타지역 건설노동자들이 포항에 몰려들기도 했다.
 연인원 고용창출 효과는 수백만명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식당, 숙박업소, 주점, 목욕탕, 마트 등 포항의 상가들은 파이넥스 건설 기간에 호황을 누렸다.
 지역 상인 관계자는 “하루 일과를 마친 건설인력들이 삼삼오오 식당으로, 주점으로 들어 올때는 정말이지 장사가 신바람났다”고 말했다.
 ■ 중국에 파이넥스 공장 건설… 해외서 러브콜
 파이넥스가 해외 철강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가 성공하자 파이넥스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조만간 중국 충칭강철은 포스코와 중국 내륙의 중심 충칭에 설립하는 33억달러짜리 한·중 합작 제철소를 최종 승인한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사업 타당성과 환경영향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중국 정부의 최종 의사결정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미 지난해 9월 연산 300만t(150만t x 2기) 규모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장을 짓기로 합작협약(MOA)을 체결했다.
 파이넥스 3공장 가동으로 유휴설비가 된 파이넥스 1공장 설비는 인도 철강업체인 메스코스틸과 이설판매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지난 24일 체결했다.
 이란 등 중동지역과 베트남, 태국의 동남아 국가들도 포스코에 파이넥스 도입을 요청한 상태다.
 1968년 창립부터 포스코는 줄곧 선진국으로부터 제철기술을 도입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파이넥스 공법으로 제철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제는 기술을 ‘수출’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회사 관계자는 “파이넥스 설비의 대형화로 해외에서 파이넥스 기술 도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 영국·미국·일본에서 이제는 한국 포스코
 철을 지배하는 민족이 세계를 지배했다.
 18~19세기 영국은 베세머 제강기술에 의한 제철법으로 세계 철강산업을 주도했다.
 20세기 초 카네기로 대표되는 미국은 전기로와 압연기를 대형화 연속화해 세계 최대의 철강대국으로 올라섰다.
 일본은 고로를 대형화하고 연속 주조하는 방법을 도입해 미국의 지위를 빼앗았다.
 후발 주자인 포스코는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파이넥스 공법을 독자적으로 개발, 전 세계 100년 제철기술을 한순간에 뛰어넘었다.
 박영수 포스코 홍보팀장은 “무에서 유 창조가 포스코 역사다. 특히 파이넥스는 포스코의 도전정신과 기술력을 잘 보여준 사례다”고 말했다.

▲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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