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년 -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구조물 붕괴
  • 한동윤
세월호 1년 -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구조물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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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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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명 희생된 세월호에도 여전히 불안한 대한민국

▲ 한동윤 주필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꼭 1년 전. 4월 16일 오전 10시 17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생 325명 등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방 1.8해리에서 전복됐다. 악명 높은 ‘맹골수도(孟骨水道)’다.
 대형 여객선이 뒤집혀 가라앉기까지 몇 시간이 걸렸다. 그 장면은 TV 생중계로 전국에 중계됐다. 배 안에 갇혀 죽어가는 어린 학생들 생각에 온 국민이 가슴이 메었다. 이 사고로 단원고 학생 246명을 포함해 모두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세월호 유족은 물론 온 국민이 1년이 다 되도록 ‘세월호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그로부터 1년 동안 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철저한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낡은 배를 일본에서 들여온 것부터 불법 선박 증축, 엉터리 운항-화물 관리, 무자격 승무원까지 모든 게 날림이었고 부실이었다. 더 가증스러운 것은 이런 선박을 인가해주고 뒷돈을 챙긴 해운감독 당국이다. 세월호 비극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월호 일부 유족들이 광화문에 천막을 세우고 “청와대로 가자”고 외치는 것은 자식을 가슴에조차 묻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세월호는 청해진해운 소속이다. 청해진해운은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이 실소유주다. 그는 2012년 일본에서 세월호를 수입하면서 개인 전시실과 객실 등을 증축했다. 이 바람에 배의 무게중심이 51㎝ 올라갔다. 배 자체가 불안정해진 것이다. 이런 아슬아슬한 여객선에 매출을 올리기 위해 평형수를 비우고 2142t의 화물을 실었다. 최대 화물 적재한도는 1077t이다. 두 배 이상의 화물을 적재한 것이다. 적재화물을 제대로 선박 바닥에 묶지도 않았다. 맹골수도에 들어가 배가 휘청거리자 화물들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쓸려가기 시작해 세월호 복원력을 완전 파괴하고 말았다. 세월호가 인천항을 떠나기 전 항만당국의 누구도 화물적재를 감독하지 않았다.
 그렇게 304명의 인명손실을 낸 유병언은 처벌을 피해 도피하다 논두렁에서 객사(客死)하고 말았다.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부패도 심했다. 스스로의 범법과 잘못을 그런 식으로 털고 갔는지 모를 일이다. 그의 부인과 장남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차남과 큰딸은 미국과 프랑스에서 고국으로 붙들려 오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배가 침몰하자 어린 승객들을 배에 팽개치고 잠옷 바람으로 탈출한 선장 이준석씨는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해경에 구조된 뒤 병원에서 물에 불은 돈을 말리는 모습이 노출돼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킨 인물이다. 검찰은 이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은 유기치사상죄를 적용해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이씨 외에 청해진 선원과 임직원 11명도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28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다. 이들을 아무리 극형(極刑)으로 처벌해도 300명이 넘는 희생자들은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년이 지났다. 정부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배상-보상을 시작했다. 세월호특별법에 의한 세월호진상조사위 활동도 시작됐다. 그러나 ‘세월호 트라우마’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세월호 일부 유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 등 불미스런 일들이 발생했지만 국민들은 너그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광화문에 설치된 세월호 텐트도 마찬가지다.
 세월호의 상처가 여전한 가운데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 5층 전시장에서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 개막식에서 구조물이 내빈들 방향으로 쓰러지는 소동이 발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정상급 인사 10명과 세계 각국 장관, 국회의원, 물 관련 기업 대표, 전문가, 시민 등 170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서다. 박 대통령과 내빈들이 줄을 잡고 끌어당기자 구조물이 ‘꽝’하며 내빈들 방향으로 쓰러진 것이다. 순간 경호원이 무대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다행히 줄을 당긴 사람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옥에 티’라고 말했다. 국가망신은 차치하고 인명피해가 날 뻔한 사고를 ‘옥에 티’라고 한 대구시장이 답답하다. 세월호도 작은 옥에 티가 모여 큰 비극으로 발전한 것이다. 세월호는 이 시간 전국에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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