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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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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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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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태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문화가 돈이다. 문화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지역경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아니 무슨 생뚱맞은 말이냐”면서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현실이다.
 대구 중구의 김광석거리. 몇 년 전부터 지역에서 가장 ‘핫(hot)’한 명소로 떠올랐다. 좁은 둑 벽면에 그려 넣은 다양한 그림과 조형물, 공연장 등이 한껏 어울렸다. 중년들은 동시대를 살았던 가수 김광석의 추억을 곱씹으러 전국각지에서 이곳을 찾는다. 중·고 학생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까지 각자의 추억과 감정을 가슴에 담고 떠난다. 주말이면 이곳은 지역 및 외지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한국 대표 관광지 100곳에 선정되는 경사도 맛봤다.
 김광석거리는 개발호재가 아닌 문화가 부동산가격을 끌어올린 대구지역의 첫 사례가 됐다. 중구의 낙후지역으로 손꼽혔던 김광석 거리와 인근의 방천시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변신중이다. 불과 수년전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개성 넘치는 수십 개의 카페와 갤러리가 속속 들어서면서 상권은 커지고 있다. 2년 전 3.3㎡ 당 300만~400만원에 머물던 골목안 옛날 주택은 이제 1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이는 ‘문화가 돈이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입증해 준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 불릴 만큼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도시경쟁력의 원천이자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문화공간은 지역의 부동산가치와 경제활성화에 빠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팩트다.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다.
 문화를 통해 부동산가치가 상승한 사례는 없을까. 서울의 다국적 문화지역인 이태원 경리단길(회나무로)을 손꼽을 수 있다. 이곳은 디자이너 및 건축가, 카페와 갤러리 운영자, 예술가, 음식점 운영자 등의 다양한 집단들이 어울려 창의적이고 독특한 문화거리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 도시의 혼잡스러움과는 격리된 호젓한 분위기, 자신의 개성을 한껏 펼칠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상권이 넓어지면서 배후지역의 노후 단독주택들에도 리모델링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몸값이 치솟을 수밖에….
 또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쇼핑거리로 유명한 홍대도 대표적인 복합문화 공간이다. 독특한 문화가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갖는다. 인파가 몰리고 상권이 확산되면서 덩달아 부동산자산 가치도 뛰고 있다.
 국외로 눈을 돌리면 밴쿠버 Granville Island가 있다. Granville Island는 밴쿠버 시내 남쪽에 위치해 있는 작은 섬이다. 중공업의 쇠퇴로 방치된 공장부지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더해져 복합문화·상업 공간으로 변모됐다. 이곳에는 상업시설, 레스토랑, 영화관, 하우스 보트, 수변 산책로, 간이공연장, 예술학교 등이 들어섰다. 
 도시의 흉물스런 공간이 상업, 교육, 문화 등의 복합공간으로 재탄생되면서 연간 12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밴쿠버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300개 이상의 사업체에 2500여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는 삶의 목적이 양적에서 질적 만족으로 변화했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문화가 형성된 도시들이 삶의 질적 만족도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창조적 문화→인구 유입→경제활성화→부동산가치 상승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김광석거리는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의 성공 표본으로 삼을 만하다. 무작정 콘크리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 기존의 도시재생 방법으론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창조적 문화주체의 유치 및 형성을 위해 지역의 입지규제를 과감히 완화시키고, 필요에 따라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적극적인 문화장려 정책이 필요하다. 상업 특성이 높은 지역은 상업기능을, 교육이 강한 지역에는 교육기능을, 음식골목은 음식기능을 더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문화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시급하다.
 김광석거리는 ‘문화가 돈이다. 문화가 경제다’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살아있는 현장이다. 미래를 보는 혜안으로, 당초 적지 않았던 반대를 뚝심으로 잠재우고 이를 진두지휘한 윤순영 중구청장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 제2, 제3의 김광석 거리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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