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재활용 포장재 식수오염 초래”
업체 “개발허가 문제없다…철거 못해”
포항 오천읍 용산타운 인근 100m에 들어선 대운건설 자재 야적장.(上) 주민들이 야적장의 재활용 포장재(슬러그)를 희석한 물에 붕어를 놓아주자 1시간만에 죽은 모습.
포항 오천읍의 한 건설자재 야적장 설치 논란이 두달째 이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식수오염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며 집단시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해당 회사는 야적장 허가는 적법하다며 운영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 주민, “야적장이 생존권 위협”
포항시 남구 오천읍 용산타운 주민들은 인근 대운건설 자재 야적장이 주거 환경을 해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81세대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월말 100m 거리에 들어선 야적장으로 환경파괴와 생존권 위협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야적장 설치를 위해 바닥에 깐 재활용 포장재(제강 슬러그)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 포장재가 주민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비상대책위원회측은 “야적장 슬러그를 희석한 물에 붕어를 놓아주자 1시간여만에 죽었다”며 “건설사측의 슬러그 무해성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한 해당 건설사가 야적장 허가사항을 다수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허가조건은 859평 야적장내 20cm 이내로 슬러그를 포장하고 배수로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
비대위측은 슬러그 포장두께가 최대 50cm에서 평균 30cm 이상이며 포장 면적도 1100여평으로 초과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야적장이 들어서면서 쇳가루 먼지와 소음 등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야적장 완전 철거까지 집단시위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 적법한 허가 야적장, 원상복구 불가
대운건설은 야적장 개발 허가에 문제가 없는 만큼 운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건설사측은 지난 2월 남구청으로부터 자연녹지 지역인 이곳을 2010년까지 3년간 건설자재 야적장으로 허가받았다.
건살사측은 논란이 된 포장재는 제강슬러그로 환경부 성분검사에서 무해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식수를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업체측 관계자는 “야적장 설치 비용에만 5000여만원이 소요됐으나 주민 반발로 사실상 사용이 중단된 상태”라며 “근거없는 민원으로 적법한 야적장을 무단으로 철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건설사는 절충안으로 포장재 철거 조건으로 주민들에게 야적장 허가 연장 동의를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 업체에 야적장을 허가했던 남구청은 “행정 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주민 식수원은 120m 암반수이기 때문에 슬러그 피해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며 “일단 해당업체가 슬러그 철거 의사를 밝힌 만큼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글/이지혜기자·사진/임성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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