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윤용태기자]  아마 2040년쯤엔 대구도심은 유령도시로 추락한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 흐름을 보면 ‘헛소리’로 치부해 버리기엔 뭔가 찜찜하다.
　대구의 현 상황은 어떤가.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는데도 도시정책은 중진국 시대의 외곽위주의 개발을 고집하고 있다. 도시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사이에 도심은 텅텅 비고 있는데도 말이다. 중구 향촌동을 가보라. 1950~70년의 산물인 양철 지붕을 지금도 볼 수 있다.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도시는 1990년대부터 이미 인구 감소기에 진입했다. 대구는 인구 감소지역 중 상위권에 속한다. 해마다 약 1만명씩 줄고 있을 정도다.
　압축형(집약형) 도시의 대책마련이 시급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도심공동화 현상을 방치하면? 결국은 도시전체가 붕괴된다. “그렇지만 나와 상관이 없지 않는가. 왜 ‘호들갑’을 떨어야 하지?”라며 되물을 수 있다. 절대 아니다. 개인의 자산가치도 동반 추락한다. 대구시의 잘못된 도시정책으로 인해 나의 재산이 ‘반토막’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완공된 동구 이시아폴리스, 북구 금호택지개발지구는 그 좋은 예다. 이곳으로 인구가 유입된다는 사실은 도심의 인구가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철저한 ‘제로섬 게임’이다.
　더군다나 대구 전체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는 도심외곽 개발은 치명적이다. 밤이면 대구도심이 유령도시가 되는 이유다. 현재 달서구 대곡지구는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여기에다 앞으로 북구의 도남지구와 연경지구까지 가세하게 된다. 이들은 도심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도시계획은 한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 5년, 10년, 길게는 2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장기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시 도시정책은 무능의 결정판이요. 무책임의 또다른 결과다.
　“금호지구와 연경지구는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라 대구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항변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구발전이라는 대국적인 차원에서 보면 ‘변명’ 또는 ‘발뺌’의 더 이상 더 이하도 아니다. 강건너 불구경 하듯 팔짱만 끼고 있는 모양세다. 이럴거면 누가하면 어떤가?
　일전에 대구시와 대구시의회, 일부 대학교수 사이에선 더 이상의 도심외곽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성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급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인지, ‘찻잔’ 속에 머물다 말았다.
　이제부터라도 사고의 전환을 가져와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 인구감소 시대에 오히려 도시가 팽창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악수(惡手)다. 
　이러한 도심인구의 감소는 도시관리 효율저하, 도시민의 불편 가중 및 안전 위협 등의 도시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원도심의 슬럼화가 가장 심각한 사회현상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집약형 도시정책을 펴야 한다. △양보다는 질을 생각하는 고품격 도시 △효율과 효과를 중시하는 경제적 도시 △도심외곽 개발 자제 등은 새로운 도시발전 트렌드다.
　집약형 도시정책을 실천한 사례로는 미국 플로리다주 잭스빌의 스마트 성장전략, 일본 도쿄 롯본기힐스 사업, 독일 데사우의 도시 축소 전략 등을 들 수 있다. 이미 앞서간 이들 도시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대구는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외지로 빠지면서 지속적인 인구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도 이에 따른 도시문제가 여러군데서 불거지고 있지만 도시정책차원의 전략적 대응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인구감소를 반영하지 못하는 도시성장 위주의 도시계획 수립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라 개선이 필요하다. 또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은 공간이용의 효율성 저하 등을 불러오는 우리가 당장 직면한 문제들이다. 더 이상 도심외곽 개발은 안된다. 대구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