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倭人)의 나라 일본의 참 지성인들
  • 한동윤
왜인(倭人)의 나라 일본의 참 지성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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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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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역사왜곡 비판한 日 역사학자 6900명

▲ 한동윤 주필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6일 존 다우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세계 역사학자 187명이 “아베는 ‘위안부’ 과거사 왜곡말라”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세계의 지성들은 “역사학자들은 일본군이 여성들의 이송이나 위안소 관리에 관여했음을 증명하는 수많은 자료를 발굴해 왔다”며 위안부 동원이라는 인도적 범죄를 부정해온 아베를 정면 규탄했다.
 집단성명을 주도한 역사학자들의 면면은 존 다우어 교수를 비롯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허버트 빅스(미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 윌리엄 패터슨대), 에즈라 보겔(하버드대),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피터 두스(스탠포드대) 등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 활동하는 교수들이다. 이들이 발표한 ‘일본 역사가들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은 아베 총리에게도 직접 전달됐다,
 세계 역사학자 187명의 집단성명이 발표된지 20일만인 25일 일본 역사학연구회 등 16개 역사 연구·교육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왜곡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구보 도루(久保亨) 역사학연구회 위원장 등 16개 단체 대표들은 이날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에 관해 사실로부터 눈을 돌리는 무책임한 태도를 일본 내 일부 정치가나 언론이 계속한다면 그것은 일본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발신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일본 내 역사단체를 망라한 역사학자 6900명이 공동성명에 참여함으로써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은 국내에서부터 큰 저항을 받게 됐다. 일본 역사학연구회는 이에 앞서 작년 10월 “아베 정권은 과거의 가해의 진실과 진지하게 마주하고, 피해자에 대해 성실히 대응해야 한다”는 용기 있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역사학연구회가 먼저 아베의 위안부 왜곡을 비판했고, 이어 세계의 석학(碩學)들이 일본 역사학연구회의 이성(理性)을 뒷밧침한 다음, 일본 역사학회가 아베의 역사날조에 종지부를 찍는 용기를 발휘한 것이다.
 이시이 히토나리 역사학연구회 사무국장은 “작년 10월 1차 성명 이후 다른 역사 관련 학술단체나 지방의 역사학회 등으로부터 역사학 단체들이 연대해 성명을 내자는 요청이 이어졌고, 일본 역사학자들의 이런 의견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성명을 일어와 영문으로 함께 발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일본을 대표하는 역사 관련 학술단체인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등 4개 단체가 공동으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성명을 완성해 참가단체를 모으기로 합의한 뒤 올 1월 다른 역사 관련 단체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호소문을 완성하고, 4월에 성명문의 초안을 완성했다. 일본 역사단체들은 역사학자들의 호소를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해 일본판 성명문 외에 영문판 성명문도 동시에 공개했다. 아베같은 왜인(倭人)이 지배하는 일본에 냉정한 이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쾌거(快擧)다.
 일본 아베 정부는 작년 10월 미 역사 교과서에 일본군 종군위안부 문제가 기술된 것을 정정해 달라고 일본 정부가 요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위안부가 일본 전쟁내각의 강제연행 범죄라는 기술이 잘못이라고 우긴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시도는 미국 역사학자 20명으로부터 “종군 위안부는 국가(일본)의 압력”이라는 매서운 비판을 몰고왔다.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 대학 교수 등 20명은 “어떤 정부도 역사를 검열할 권리를 가질 수 없다”며 “역사가로서 일본 정부의 최근 시도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 국가와 이익단체가 출판사와 역사에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베의 대망신이다.
 아베 정권 출범 후 일본내 혐한(嫌恨) 반한(反韓) 기류가 거세다. 한국식당에 손님의 발길이 끊어질 정도다. 서점에는 한국을 비난하는 서적들로 가득하다. 역사의 가해자가 피해자 행세를 하는 간특한 일본인들의 특성 그대로다. 그러나 일본 역사학연구회의 아베 정권 비판 성명은 일본에 왜인(倭人)들만 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일본의 과거를 반성하고 아베의 어리석음을 비판한 일본 역사학자 6900명이 존재하는 한 일본을 미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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