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슬로시티(slow city)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의 도시란 뜻이다.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이라고 한다. 햄버거 따위 즉석식품을 지칭하는 패스트푸드에 반대하는 ‘슬로푸드(여유식)’ 운동의 정신을 삶으로 확대한 개념이다. 슬로푸드운동은 미국의 맥도널드가 이탈리아에 진출해 전통음식을 위협하자 이에 대응하여 미각의 즐거움, 전통음식 보존 등의 기치를 내걸고 벌인 식생활 운동이다. 그러므로 슬로시티는 바쁘게 서두르지 말고 여유롭고 느긋하게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해나가는 도시라는 뜻이라 하겠다.
느리게 먹고 느리게 살자는 운동이 곧 슬로시티의 출발이다. 세상사람 모두가 느리게 걷고 느리게 생각하고 느릿느릿 여유롭게 생활한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무엇에 쫓기듯 허겁지겁 살아가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있어 슬로시티야 말로 유토피아이겠거니 싶다. 하긴 근년 들어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일고, 지자체들마다 둘레길, 올레길 등속의 이름으로 사색을 하며 천천히 걷기에 좋은 오솔길을 만들어 둔 것도 슬로시티 운동의 하나로 볼 수도 있겠다.
청송슬로시티가 올해 슬로시티 어워드를 수상했다. 지난 2011년에 가입한 지 4년만의 쾌거요 국내 슬로시티 중에서는 최초로 거머쥔 영광이다. 청송슬로시티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손꼽을만한 ‘천천히 문화’의 고장이란 인증(認證)을 받은 셈이다. 국제슬로시티 어워드 수상이 청송은 물론 경북 내륙지방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전통적 삶의 모습을 더 널리 알리고, 나아가 우리 국민들의 삶을 더욱 여유롭게 하여 모두가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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