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목(巨木)은 없고 `거목’(去木)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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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巨木)은 없고 `거목’(去木)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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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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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성 수/(언론인)
 
 
 5월 정치판에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정치 공방에 절제와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 소위 이 나라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국민을 상대로 막말을 내뱉고 있다.
 진흙탕에서 욕설을 퍼붓고 머리카락을 서로 잡으며 싸우는 듯하다.
 국민이 보기에 도대체 돌을 던질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상대방에게 돌을 던지고 있는 꼴이다. 차마 눈뜨고 보기에, 귀를 열고 듣기에 민망하다.
 스스로 정치지도자란 사람들이 그 동안 자기가 한 행위는 아예 잊어먹고 상대방만 질타한다. 한마디로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
 자기가 하면 투자요, 남이 하면 투기요 비리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후안무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도와 순리는 온데간데없다.
 국민은 그들 안중에 없다. 그들에게는 오직 차기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향한 정치 셈법과 권력욕, 그리고 기득권을 향한 집착만 있을 뿐이다.
 일부 정치 지도자들이 그러하니 그 밑에 있는 측근이나 정치 세력들의 말도 곱게나갈 리 없다.
 누군들 상소리와 막말을 할 줄 모르겠는가.
 그러나 정치판에서 막말과 상소리는 가려할 줄 알아야 한다.
 최소한 나라를 경영하고 국민을 계도하겠다는 정치인에게 있어 상소리와 욕설은 그야말로 금기사항 중 금기다.
 `공포정치의 변종’`분파주의 껍데기’ `살모사 정치’ `이적 행위’`걸레’`얄팍한 잔머리’`잡동사니’ 등 하루가 멀다 하고 강퍅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은 깨끗한 물에 귀라도 씻고 싶은 심정이다. 국민이 보기에 대의명분이 없는 탈당과 분당, 창당과 합당 등 헤쳐모여를 밥 먹듯 하면서 무엇을 잘했다고, 무엇이 잘 났다고 자기들끼리 막말싸움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권력을 쥐고 있을 때도 국민에게 사랑받고 권력을 놓은 후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는 정치 거목(巨木)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우리 정치 현실이다.
 특히 정계를 물러나 국민의 사표가 되어야 할 일부 전직 대통령들이 정치판에 무엇을 더 차지할 게 남았다고 훈수를 두며 다시 지역감정에 편승하려 드는지 그저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일부 정치 지도자들은 이에 부화뇌동해 전직 대통령들을 다음대선과 총선에 활용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대선이나 총선 등 선거철만 되면 정치 뒷면으로 물어났던 지도자급 정치인사들이 무덤에서 다시 나온 양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것도 가관이다.
 정치 비리에 연루됐다 사면복권만 되면 다시 정치권에 살며시 한 발을 걸치는 정치꾼들의 모습도 재연되고 있다.
 후진에게 길을 터주고 국민에게 쉴 그늘을 줄 수 있는 아름드리 거목(巨木)은 없고 도처에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청산대상의 `거목’(去木)만 무성하다.
 이번 대선과 총선을 계기로 정치판의 잡목을 제거하고 거목(巨木)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수 있는 새 기풍이 진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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