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음식점
  • 김용언
헷갈리는 음식점
  • 김용언
  • 승인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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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지역이 배출한 글쟁이 김주영의 대하소설 ‘객주(客主)’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하물며 도리를 찾아 이치에 맞추고 갈피를 찾아서 화해 말씀 올립자는데 뉘게다가 솔잎상투를 까딱거리며 버릇없는 말대답이냐?” 이 대목에 나오는 ‘갈피’를 국어사전은 “사물의 부분과 부분이 구별되는 어름”이라고 풀이한다. 책갈피를 떠올리면 된다. 따라서 ‘갈피를 못 잡다’는 “사물의 판단에 대한 대중이나 방향을 못잡고 갈팡질팡하다”는 뜻이라고 설명돼있다. 이를 어려운 한자어를 동원해 살펴보면 애매모호(曖昧暮糊)’가 되려나 ?
 포항 양덕동에 이렇게 갈피 잡기 어려운 음식점 하나가  자리잡고 있어 주민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소식이다. 음식점인지 라운지 바인지 정체가 아리송해서라고 한다. 게다가 이 업소는 초등학교 정화구역 안에 자리잡고 있어 학부모들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가 보다. 음식점 간판부터가 성(性)과 연관돼 해괴하기가 이를 데 없을 지경이라는 소식이다. 

 음식점 안에는 수영장, 월풀, 캐비넷, 간이침대가 갖춰져 있다는 보도다. 보드카, 칵테일, 샴페인, 와인 같은 술과 음식을 판다고 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월풀, 간이침대, DJ박스가 있는 3층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2층 라운지바는 불법이 아니니 어쩔 수 없지만 “3층은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운영한다면 불법”이라고 했다고 한다. 듣기에 따라서는 잔뜩 벼르고 있다는 말로도 들리지만 글쎄다. 뽑아든 칼이 부끄러워 썩은 호박이나 푹 찌르고 마는 사태가 오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요즘은 하도 기발한 상술이 판을 치고 있어 단속 공무원의 상투 위에 앉아서 노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주판알을 튕겨봐서 어지간히 돈을 벌었다 싶으면 판을 뒤엎고 떠나버리는 것도 예사다. 아리송한 음식점이 초등학교 정화구역 안에 자리잡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다. 참으로 헷갈리는 음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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