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지역이 배출한 글쟁이 김주영의 대하소설 ‘객주(客主)’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하물며 도리를 찾아 이치에 맞추고 갈피를 찾아서 화해 말씀 올립자는데 뉘게다가 솔잎상투를 까딱거리며 버릇없는 말대답이냐?” 이 대목에 나오는 ‘갈피’를 국어사전은 “사물의 부분과 부분이 구별되는 어름”이라고 풀이한다. 책갈피를 떠올리면 된다. 따라서 ‘갈피를 못 잡다’는 “사물의 판단에 대한 대중이나 방향을 못잡고 갈팡질팡하다”는 뜻이라고 설명돼있다. 이를 어려운 한자어를 동원해 살펴보면 애매모호(曖昧暮糊)’가 되려나 ?
포항 양덕동에 이렇게 갈피 잡기 어려운 음식점 하나가 자리잡고 있어 주민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소식이다. 음식점인지 라운지 바인지 정체가 아리송해서라고 한다. 게다가 이 업소는 초등학교 정화구역 안에 자리잡고 있어 학부모들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가 보다. 음식점 간판부터가 성(性)과 연관돼 해괴하기가 이를 데 없을 지경이라는 소식이다.
요즘은 하도 기발한 상술이 판을 치고 있어 단속 공무원의 상투 위에 앉아서 노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주판알을 튕겨봐서 어지간히 돈을 벌었다 싶으면 판을 뒤엎고 떠나버리는 것도 예사다. 아리송한 음식점이 초등학교 정화구역 안에 자리잡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다. 참으로 헷갈리는 음식점이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